“IC 설치 국방부 약속 믿었는데”… 포천 주민들 10년째 고통

사직3리 軍정비창 들어선 후 하루 120여대 군용車 좁은 마을길 통과
국토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국도 47호선에 IC 신설 일방 약속
일동면 주민들 “지금까지 기만당해”… 국방부 “오래전 일 기억 못해”

국방부가 포천 일동면에 군 정비창을 설치하면서 국도 47호선에 IC를 설치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주민들이 10년 동안 불편을 겪고 있다.

16일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포천시, 일동면 주민 등에 따르면 2009년 일동면 사직3리에 군 정비창이 들어서면서 국방부는 국도 47호선 사직3리 IC를 설치, 주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IC설치(가속차로, 감속차로)가 가능하도록 국방부는 상당량의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IC설치에 수백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난색을 표명하면서 IC 설치 계획은 올스톱됐다.

정부부처 간 협의도 안 된 사업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국방부는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기다려 달라고 했으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도 정부부처 간 협의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고 군 정비창 설치로 주민들만 고통받고 있다.

이곳 정비창은 궤도 차량 등 군용차량을 정비하는 곳으로 하루 120여 대의 군용차량이 폭 4∼6m에 불과한 마을 안길을 매일 통과하고 있다. 궤도 차량이 지나갈 때는 교행이 불가능하다. 특히 바쁜 농번기에는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를 운행하기조차 어렵다. 주민들은 소음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에 늘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직 3리 주민들은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아 그 위험도는 훨씬 가중된다. 주민들은 약속대로 IC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직3리 이광수 이장은 “국도 47호 선에 IC를 설치하면 정비창까지는 불과 300여m이지만, 현재는 국도 47호선 일동 IC교차로에서 양방향으로 5㎞ 내지는 3㎞가량을 돌아서 들어오고 있다”며 “처음부터 이런 불합리한 것을 시정하겠다고 국방부가 주민들과 IC 설치를 약속해 군 부대에 수시로 항의하고 질의서도 보내고 있지만 돌아온 것은 IC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메아리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기만당한 것을 주민들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오래전 일이고 인수인계가 안 돼 기억할 수 없다”고 밝혀, 여전히 주둔한 군 부대에서만 대민용 발언만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의정부 국토관리사무소 측은 “보통 IC를 설치하려면 교차로 설치기준에 적합한지, 도로법이나 도로교통법에 맞는지 등 검토할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오래 전일이라 잘 알 수 없지만 국방부의 일방적인 약속인 것같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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