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오랜 전통인 ‘12월 겨울방학-2월 종업식ㆍ졸업식’ 공식이 깨지면서 봄방학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1월 겨울방학과 1월 종업식ㆍ졸업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교육계 학사 일정 시계가 확 바뀌면서 교사와 학부모 간 온도차가 하늘과 땅 차이다.
2일 경기도교육청 ‘2019학년도 겨울방학 일정(교무학사 일정 기준)’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전체 2천154개 학교 가운데 12월에 방학한 학교는 389개교에 그친 반면, 1월에 방학한 학교는 1천767개(82%)로 집계됐다. 학교 10개교 중 8개교가 1월 겨울방학에 들어간 셈이다.
가장 빨리 방학에 돌입한 학교가 12월11일, 가장 늦게 1월31일에 방학하는 학교도 있다. 가장 많이 방학을 시작하는 날은 ▲1월3일로 428개교 ▲1월7일 363개교 ▲1월8일 361개교 ▲1월9일 264개교 등 도내 초중고 대부분이 1월에 겨울방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1월 겨울방학이 대세인 이유는 법정 의무 수업 일수만 채우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학사일정 및 졸업식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실제 초등학교의 경우 연간 수업일수 190일을 맞추고 학년 초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휴업을 할 수 있다. 주로 휴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나 개교기념일 등이 자율휴업일로 지정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겨울방학이 늦어지면서 영하의 날씨에 독감환자들이 급증, 학사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시간 떼우기식’ 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내 학부모 A씨(42)는 “학기 중 잦은 단기방학으로 겨울방학이 늦어지면서 영하의 날씨에 등교한 아이들 사이에 독감이 유행하면서 건강을 해치고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심지어 한 반에 무려 감기로 12명이 결석한 경우도 있어 학사일정의 효율성도 좋지만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선 학교들은 효율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중간 공백이 없도록 늦은 1월 겨울방학과 조기 종업ㆍ졸업을 선호하고 있다.
도내 한 학교 B교사는 “교사들은 학사일정 편성의 실질적인 권한을 쥔 교장 인사이동 전에 졸업식과 종업식을 마치고 2월에는 업무 분장과 교육계획 수립 등 새학년 준비가 효율적”이라며 “도교육청도 교사들이 새 학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그동안 2월 말을 전후해 시행하던 인사를 1월 말이나 2월 초로 당겨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1월 중 종업식과 졸업식을 함께 하고 3월 새 학년 시작 전까지 겨울방학에 들어가는 학교들이 많아졌다”며 “전통적인 봄방학은 없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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