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수 없이 돌려보며 만원 관중이 운집한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뛰는 상상을 해보곤 했습니다. 그 꿈을 이룰 희망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만큼 올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KT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 하겠습니다.”
안정된 수비력과 발군의 타격감으로 대학 최고 내야수란 평가를 받으며 2020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학 졸업 예정자 중 가장 먼저 호명돼 KT 유니폼을 입은 천성호(23ㆍ단국대 졸업 예정).
천성호는 KBO 드래프트에서 3년 만에 대졸 예정자 신분으로 상위 2라운드 선택을 받아 화제를 불러모았다.
구단별로 고졸 유망주 육성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대졸 예정자인 천성호가 상위 지명을 받은 건 예상 밖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바꿔말하면 그만큼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구단 스카우터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성호는 “처음 제 이름이 불렸을 때 잘못 호명된 것 아닌가 하고 주위를 둘러봤다(웃음). 그만큼 저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면서 “야구를 해왔던 지난 13년간 성실히 임했던 것이 이번 결과로 보답받았다고 생각한다. 저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구단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상위순번 지명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사실 그가 대학 때 보여준 재능과 열정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강렬했다.
광주진흥고 졸업 후 단국대로 진학해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천성호는 2017년 전국체육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이후 4학년 때인 지난해 만개한 기량으로 타율 0.469(64타수 30안타), 24타점, 4도루, 출루율 0.500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호타준족’의 모습을 선보였다.
천성호는 “프로 진출이 좌절되면 야구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소 생각을 바탕으로 묵묵하게 훈련에 나선점이 기량발전과 함께 성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소 소신대로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길을 열어가는 그는 프런트 직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늦은 밤까지 홀로 남아 배트를 휘두르며 훈련하고 있다.
천성호는 “프로 세계에선 실력으로 모든 걸 말해야 한다. 팬과 구단이 제게 기대하시는 모습, 그 이상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뜨거운 함성이 울려퍼지는 그라운드에서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KT의 가을야구 진출과 신인왕 타이틀 획득의 영광을 동시에 누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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