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옥련2동·동춘1동 행정복지센터
중구 자원봉사센터 주차장 김장 논란
밀폐된 지하공간 매연·미세먼지 풀풀
전문가, 발암물질 범벅 속수무책 지적
인천지역 공공기관들이 공기 질이 나쁜 지하주차장에서 소외계층에게 전달할 김치를 담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위생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군ㆍ구에 따르면 2019년 11월 연수구 옥련2동과 동춘1동 등 행정복지센터와 중구 자원봉사센터 등은 자생단체와 김장행사를 열고 차상위계층과 독거노인 가정에 김치를 전달했다.
하지만 3개 기관 모두 지하주차장에서 김장한 후 소외계층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위생적인 지하주차장 김치를 전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하주차장에서 담은 김치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인다.
이경애 부산교대 식품영양학 교수는 “지하주차장은 자동차 매연과 먼지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큰 밀폐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대규모 인원이 먹을 음식을 조리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품 검사에서 당장 식중독균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그 외 발암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른 장소보다 지하주차장의 공기 오염이 심각하다는 연구도 있다.
2018년 경기도환경보건연구원이 300~7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내부 오염치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91.4㎛/㎥로, 지상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의 농도(100㎛/㎥)보다 6배 가까이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를 한 동춘1동ㆍ옥련2동 복지센터 측은 장소 문제가 불거질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동춘1동ㆍ옥련2동 복지센터 관계자는 “김장을 할 만한 넓은 공간이 센터에 마땅치 않아 행사 전부터 미리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두고 물청소를 했다”며 “내부적인 문제제기가 없다보니 장소가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중구자원봉사센터 측에서도 “행사 당시 날이 추워 지하주차장에 난로를 설치하고 김치를 담갔다”며 “올해 행사부터는 날씨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정해 외부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군ㆍ구에서는 처분은 어렵겠지만, 행정지도에 나서겠다고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영업 행위가 아닌 1회성 봉사 행사이다보니 행사 이전에 구청에서 알기도 어렵고 행정처분을 하기도 쉽지 않다”며 “다만 행정지도를 하는 선에서 최대한 위생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게끔 권고하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