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두 모정(母情)
[지지대] 두 모정(母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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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는 아들이 살아 있는 줄 알았다. 아들이 추울까 이불을 계속 덮어줬다. 경찰이 발견했을 땐 7장이 겹쳐 있었다. 옷도 계속 갈아 입혔던 것으로 보인다. 시신의 부패 정도에 비춰 옷이 깨끗했다. 이렇게 두 달여를 모자는 공존했다. 집주인이 들여다보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출동한 경찰에 노모는 말했다. “경찰 아저씨, 우리 아들 아픈데 병원에 좀 데려가 주시오.”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모의 아들 사랑이다. ▶숨진 아들의 어머니 사랑도 극진했던 듯하다. 신용카드로 구입한 마지막 물품이 식재료였다. 지난해 11월 결제된 목록이 쌀과 식료품이다. 두 모자가 발견됐을 때, 방안에 쌀, 음식, 통조림이 남아 있었다. 국가ㆍ지자체의 어떤 손길도 닿지 않는 두 모자의 사글세 방이었다. 그 속에는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한 모자의 가슴 저린 정이 있었다. 어쩌면 뜻하지 않게 남게 됐을 어머니의 행동, 그건 치매의 병마도 막지 못한 모정이었다. ▶엄마가 아들을 죽였다. 지속적 학대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렇게 보고 경찰이 수사 중이다. 언어장애 2급의 9살배기 아이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한 것은 엄마였다. “찬물이 담긴 베란다 욕조에 한 시간 정도 앉아 있게 했다.” 당시 바깥 날씨는 영하였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이 어머니를 긴급체포했다. 아이의 몸에서 여러 개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에 대한 지속적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아이에 대한 학대는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도 아이를 학대한다는 신고가 있었다.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고, 아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보내졌다. 33개월 정도 생활을 했을 때 아빠가 아이를 데려갔다.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는 이유였다. 아이에겐 학대가 기다리는 지옥으로 끌려간 셈이다. 그리고 결국 숨졌다. 엄마는 친모가 아니다. 아빠와 재혼하면서 가정을 꾸렸다. 경찰은 다른 자녀들에 대한 학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친모의 모정과 계모의 모정? 여기서 오는 차이?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해 발표한 자료다. 아동 학대의 81.3%는 부모였다. 더 구체적으로 친부모와 계부모를 구분해 봤다. 친부 44.7%, 친모 32.2%다. 계부 1.8%, 계모 2.2%다. 친모와 계모의 사랑 차이는 전혀 없다.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두 이야기다. 죽은 아들도 추울까 이불을 덮어준 70대 치매 엄마, 성치 않은 아들을 찬물 속에 넣어 숨지게 한 30대 멀쩡한 엄마. 같은 엄마일까. 서로 다른 종족(種族)의 얘기 같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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