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본격화’… 경기지역 후보 단일화 관건

이성희 前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와신상담… ‘함께하는 농협’ 천명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농가소득 증대’ 내세워 세몰이 나서
집안싸움에 경기표심 분열 자멸 우려… 단일화 요구 목소리 확산

전국 230만 농민 대표를 뽑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 출신 회장’ 선출에 대한 열망이 큰 경기지역에선 후보 단일화가 대세를 가르는 ‘키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에선 2명의 예비후보가 강한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2인 후보’ 체재가 지속된다면 경기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제24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선거가 16~17일 후보자 등록을 실시, 본격적인 선거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된 예비후보자 제도에 따라 현재 등록된 예비후보자는 총 13명이다. 예비후보자 제도가 없던 과거 선거 때 5명 안팎의 후보가 등록했던 것과 비교해 2~3배 많은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도에서는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과 여원구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이 후보 등록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경기지역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당선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두 후보는 단일화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2인 후보’ 체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선거 결선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성희 전 조합장은 ‘함께하는 농협’을 비전으로 설욕전을 꾀하고 있다. 이 전 조합장은 농협 정체성 확립, 농업인을 농협의 주인으로, 유통의 대변화 추진, 모든 사업 농축협 중심 개편, 미래를 준비하는 농협다운 농협 등 5대 분야 25개 정책을 담은 ‘525공약’을 제시했다.

이 전 조합장은 “지난 45년간 농협에서 쌓은 모든 힘을 쏟아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담대한 도전을 하게 됐다”라며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할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원구 조합장도 농가소득 증대, 농ㆍ축협 경쟁력 강화, 계열사 신뢰받는 강소조직으로 개편, 미래 위한 장기적 투자, 농업정책 및 제도개선 등 핵심공약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여 조합장은 “농산물 수입 개방, 도ㆍ농간 소득격차 심화 등 농업과 농촌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농협의 임직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라며 “세계적 협동조합으로 우뚝 서는 날을 꿈꾸며 소득이 되는 농업, 사람이 사는 농촌, 미래로 나가는 농협을 꼭 실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호소가 경기지역 입장에선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단일 후보가 출마해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2인 후보 등록은 경기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경기 농민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가장 큰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개인의 입신양명도 중요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경기지역 후보들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제24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선거는 오는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국 조합장 1천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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