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여성 발열·오한 증상… 인천공항 입국 뒤 격리
탑승객 조사·20개 응급기관 진료소 운영 등 대응 만전
인천에서 국내 첫 중국 우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해 검역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인천시를 비롯한 검역당국은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등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20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질본)와 시 등에 따르면 19일 중국 국적의 A씨(35·여)는 춘제(중국의 설)를 맞아 일본 여행을 위해 항공기 환승차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A씨가 이용한 항공편은 19일 낮 12시11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남방항공 CZ6079편이다.
인천공항검역소는 검역 과정에서 발열·오한·근육통 증상을 보인 A씨를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격리 조치했다. A씨는 이미 입국 전날인 18일부터 발열·오한·근육통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중국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감기 처방을 받기도 했다.
이후 질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등을 통해 20일 오전 A씨를 우한 폐렴 확진자로 최종 판정했다. 다행히 A씨와 함께 입국한 동행자 5명에게서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질본은 메르스 발생 당시 규칙에 따라 A씨의 비행기 좌석 앞·뒤 3줄 등 총 7줄 좌석에 앉은 탑승객과 승무원 등 밀접접촉자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보건소에 밀접 접촉자 명단을 통보해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능동감시는 A씨와의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4일 동안, 1·2·7일째 유선으로 연락해 발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확진 환자는 검역단계에서 확인돼 지역 사회에 노출은 없었다”며 “중앙역학조사관이 심층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 확진자 발생에 따라 질본은 우한 폐렴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자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조정하고 관련 부서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질본은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해 환자감시체계 강화 및 의심사례에 대해 진단검사를 한다. 또 환자관리를 강화하는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각 시·도 별로 확대해 가동한다.
정 본부장은 “지역 사회에서 환자를 관리하고 대응하는 것이 검역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지자체에서는 방역대책반을 가동하고 민간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여행력을 확인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도 이날부터 군·구 24시간 감염병대책반 전면대응체계를 가동했다. 또 지역 내 20개 응급의료기관에 우한 폐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능동감시 대상자에 대해서는 1대1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접촉자 등을 관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접촉자가 발생하면 1대1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면밀히 관리하겠다”며 “우한 폐렴이 인천에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다만 시 안팎에서는 베이징, 선전시 등에서도 각각 2명, 1명씩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만큼, 집중 관리 대상을 현재 우한시 출신 입국자에서 중국 입국자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 관계자는 “검역단계에서 발열 등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확인하려면 우한시 입국자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로 관리 대상자를 넓혀야 한다”며 “검역당국에도 이 같은 건의를 한 상태”라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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