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김치의 날(11월22일 잠정)’을 제정할 예정이지만, 국내 식탁에 오르는 김치의 40% 가량이 수입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김치산업 진흥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수입김치의 철저한 실태조사 등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일 ‘김치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다양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아 김치의 날을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매년 김치의 날마다 김치를 담그는 행사를 열고, 소비촉진 대회 등을 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정과 음식점 등 식탁 위에 오르는 판매용 김치 중 40% 수준이 수입산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수입산의 90%가량이 중국산인 상황에서, 중국산 김치가 들어오는 물량도 매년 커지고 있다. 실제 중국산 김치는 2016년 20만5천500여 톤에서 2017년 25만2천여 톤, 2018년 26만7천여 톤으로 수입 물량이 지속 증가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엔 27만9천여 톤에 달했다.
이 같은 수입산 김치는 국내산보다 많게는 3분의 1가량 저렴한 편이다.
실제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수입산 김치는 10㎏에 8천~2만 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는 반면, 국내산 김치는 1만1천~4만5천 원 선에서 거래돼 차이를 보였다.
도시락 매장과 대형 온라인몰에 김치를 납품하는 국내 A 업체(2018년 신설)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 김치 수요가 크지 않은데 소비자들마저 값이 싼 중국산을 많이 고르는 추세”라며 “김치에 들어가는 식재료 비용만 봐도 도저히 중국산과 제조가를 견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산 김치가 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적 고가의 김치를 생산ㆍ판매하는 B 업체 관계자도 “수입산 김치가 생활에 많이 침투했지만 마냥 가격을 내릴 순 없다”며 “특히 일부 수입산은 ‘한국산 마늘’ 등 일부 재료를 통해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파는데 김치 자체만 봤을 때 맛의 차이가 크다. 소비자가 국내산과 수입산을 판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거나 실태 점검 이뤄져야 한다”고 보탰다.
정부 역시 국내산 김치의 계승을 위해 수입산 김치의 안전관리에 나선다.
식약처 측은 “외식산업 발전으로 수입김치가 늘어나고 있는데 안전관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을 활용해 수입김치 유통과정을 조사하고, 실태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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