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면 문 닫는 도내 ‘자살예방센터’… 응급 정신질환자 대응체계 ‘구멍’
오후 6시면 문 닫는 도내 ‘자살예방센터’… 응급 정신질환자 대응체계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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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전국 최다 경기지역 27곳 중 야간 운영 화성시 1곳뿐
밤에도 현장출동 타 지자체와 대조… 道 “선진 사례 벤치마킹 검토”

경기도 내 응급 정신질환자 관리체계가 미흡한 탓에 구급 공백이 우려(본보 23일자 7면)되는 가운데, 정신질환자의 극단적 선택이 자주 발생하는 야간의 위기대응체계 역시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자살예방센터가 오후 6시부터 문을 닫는 등 야간에는 운영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도내 자살 사망자 수는 지난 2018년 3천111명에 달한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로 전년(2017년ㆍ2천898명) 대비 7.3%가량 늘었다.

이처럼 전국에서 자살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에는 총 27곳의 도ㆍ시ㆍ군 자살예방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야간에도 응급 정신질환자를 위해 현장대응에 나서는 곳은 화성시자살예방센터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시자살예방센터는 자살 시도자와 중증 정신위기자 등에 대해 밤 10시까지 신고가 들어올 경우 현장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화성시자살예방센터를 제외한 경기도자살예방센터 등 나머지 26곳은 업무를 오후 6시에 마감, 야간에는 별도의 현장대응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다. 이같이 야간 운영을 하지 않는 경기도자살예방센터와 달리 인천ㆍ광주ㆍ부산ㆍ제주 등의 자살예방센터는 위기대응팀을 꾸려 야간에도 현장으로 전문 상담사가 출동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의 경우 전국에서 응급 정신질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임에도 야간 위기대응체계 구축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야간에 상담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정신질환자를 만나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라며 “야간 응급 대응보다 상담사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에 따르면 자살예방센터가 수행해야 할 업무 중 하나로 ‘자살위기 상시 현장 출동 및 대응’이 명시돼 있다. 자살예방센터에서 배포하는 자살위기대응 흐름도에도 자살 시도 발생 시 ‘현장 대면평가(응급출동)’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방침이 있음에도 경기도자살예방센터는 자살 시도가 빈번히 발생하는 야간에는 사실상 현장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정신질환자 관련 야간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선진 사례를 도내 지역별 특성에 맞게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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