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칼럼] 배려와 참여의 로테이션 전술
[김도균 칼럼] 배려와 참여의 로테이션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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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날 멋진 소식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김학범호가 도쿄 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결승전에서 정태욱 선수가 천금 같은 결승 골을 넣어 우승과 더불어 한국 축구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우승 트로피에 레이저로 KOREA를 새겨넣는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베스트 멤버 없이, 스타 플레이어 없이 모든 선수들을 활용한 배려와 참여의 로테이션 전술로 승리를 거머쥔 것이었다.

로테이션이 전략이 어떻게 우승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첫 번째는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전술로 상대팀의 특성과 선수에 맞추어 적절한 선수 배치를 하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베스트 팀으로 운영하고 1~2명을 교체하는 것과 달리 김 감독은 조별리그 중국과 1차전을 마친 뒤 이란과 2차전에는 7명을,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에서는 6명을 4차전 요르단전에서는 8명을, 호주와 준결승에서 5명을 교체하였고, 결승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왼쪽 풀백 김진야 선수를 오른쪽 날개로 투입하는 변칙 전술을 가동하는 등 선발 라인업을 교체하거나 포지션을 바꾸는 전략을 펼쳤다.

두 번째는 선수 개개인에 대한 신뢰이다. 골키퍼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1명의 모든 선수를 경기장으로 불러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펼치게 한 것이다. 베스트 멤버가 아니라 상대팀 선수에 대하여 정해진 ‘베스트 11’ 없이 23명의 선수 가운데 포지션별로 경기마다 새로운 멤버를 꾸린 것이다. 베스트 멤버가 없다는 것은 모든 선수를 신뢰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3일 간격의 빡빡한 경기 일정, 무더운 날씨를 고려하여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배려를 위해 엄격하게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선수 간의 출전(참여) 경쟁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조커로 활용한 이동경 선수는 요르단과 4차전 경기와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골을 터트리며 신의 한 수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김 감독이 보여준 로테이션 전략은 마치 상대의 움직임이나 패를 보고 게임을 하는 타짜들처럼 승리의 원 카드를 선 보임으로서 딱 들어맞았다.

네 번째는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승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우리라는 개념이다. 오세훈, 조규성, 이동준, 이동경, 4명의 선수가 나란히 2골씩을 기록하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과시하였다. 매 경기 파격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에게 개인이 아닌 팀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줌으로써 우승을 만끽하게 만들었다.

모든 선수들을 참여하도록 배려한다는 것은 승부의 세계에서 매우 힘들고 어려운 결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이 선수들 간 선의의 경쟁과 단합된 힘을 이끌어 내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모든 것이 꽉 막혀 일방형으로만 움직이는 사회 구조에서 김학범 감독이 보여준 참여와 배려의 로테이션 시스템 즉 순환 시스템은 현대 사회가 배워야 할 훌륭한 전술이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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