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
[데스크 칼럼]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
  •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lmw@kyeonggi.com
  • 입력   2020. 01. 30   오후 8 : 1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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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해 ‘과잉 대응’이라는 단어를 종종 볼 수 있다. 한 자치단체장이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계속 회자 중인 단어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과잉 대응하겠습니다” 라고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이어 “과잉대응만이 감염병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킬 수 있습니다”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사실 ‘과잉 대응’이라는 단어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과잉(過剩)은 예정하거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아 남는다는 뜻이다. 즉 지나치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지금의 ‘과잉’은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더욱 적극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자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정부의 과잉 대응을 원하는지는 뻔하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데다,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0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7천711명, 사망자는 17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한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물론 미국, 프랑스, 호주로까지 번지고 있다.

아직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지난 2003년 774명이 숨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는 낮다고 보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원의 종류와 발병 지역은 물론 바이러스 확산 형태까지 사스를 떠올리게 한다. 사스는 지난 2002년 말 중국 남부에서 37개국으로 확산했다. 중국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와 뒷북 대처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비슷하다.

다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정부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메르스에서 우린 뼈저리게 경험했다.

어쨌든 중국은 초기 방역에서 실패했고, 이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은 불가피하다. 즉 각국의 검역 대응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국내에선 현재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당국이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지만, 입국 당시 뚜렷한 증상 없이 검역망을 통과한 2명의 확진자는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았다. 심지어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갔는데도, 중국 우한 체류 등의 정보조차 공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소한의 검역 방어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 자칫 우리나라에서도 통제하지 못할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한다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시민 모두가 불안함에 떨어야 한다.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까, 혹은 죽음까지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다. 혹시라도 검역에 작은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검역 당국은 지나칠 정도로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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