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무증상 2차 우한 교민 A씨 “긴장과 불안 속 장장 13시간 뒤 도착, 고국 땅 밟으니 안심”
[단독인터뷰] 무증상 2차 우한 교민 A씨 “긴장과 불안 속 장장 13시간 뒤 도착, 고국 땅 밟으니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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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인근 톨게이트 앞 집결지에서 우한지역에 머무르던 한국인들이 2차 전세기 탑승을 위해 모이고 있는 모습. 독자제공
지난 3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인근 톨게이트 앞 집결지에서 우한지역에 머무르던 한국인들이 2차 전세기 탑승을 위해 모이고 있는 모습. 독자제공

​ ​“긴장과 불안 속 장장 13시간을 보낸 뒤에야 그리웠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네요. 고국 땅을 밟으니 이제서야 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머무르던 한국인 326명이 2차 전세기를 타고 1일 오전 김포공항에 입국한 가운데, 약 2개월 동안 우한에 갇혀 있던 A씨(44)는 본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이 같은 귀국 소감을 밝혔다.

1일 오전 김포공항에 입국한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이 검역 절차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독자 제공
1일 오전 김포공항에 입국한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이 검역 절차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12월8일 업무 관련 출장으로 우한시를 방문한 뒤 56일간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우한에 고립돼 있던 A씨는 그리웠던 고향 땅을 무사히 밟은 데 감격을 표하면서도, 우한 방문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듯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다음은 A씨와 일문일답.

Q1. 먼저 떠나기 전 머물렀던 중국 우한시 상황은?

제가 머물고 있던 곳은 우한시 시내와 약 40㎞ 떨어진 곳이어서 마스크나 물이 모자라 혼란이 빚어지는 등의 아비규환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주변이 주거지역이 아닌 공장지역이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이 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다른 주민이나 영사관 등에서 외부 활동이나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라는 안내가 있어 숙소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았다.

다른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한시 시내의 경우 길거리에서 살아있는 닭을 잡거나 잉어 손질, 마족(馬足) 판매 등이 비위생적으로 버젓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부터 아예 외부 차단을 끊고 생활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된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제공되는 생필품들. 독자제공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된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1일 제공되는 생필품들. 독자제공

Q2. 전세기가 한 차례 연기되는 등 귀국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는데 당시 반응은 어땠는지.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단톡방을 만들어 우한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사전에 여러 안내를 해주긴 했다. 그래도 다들 신경이 예민해져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이 우한을 떠나려는 소식을 알고 택시비로 1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등 배 째라 식으로 행동하기도 했다.

저도 집결지로 이동하고자 택시를 잡았는데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했다. 중국인 택시기사들이 탈 거면 타고, 아니면 타지 말라고 완전 배짱영업을 했다.

Q3. 집결장소와 이동경로 등은 어떻게 안내받아 공항으로 모였는지.

전세기가 출발하는 톈허(天河) 공항으로 가기 전 우한시에서 빠져나오는 길목의 톨게이트에서 한국인들이 집결해 함께 이동하는 것으로 안내받았다.

늦어도 전날 오후 9시까지는 반드시 와야 한다기에, 걱정이 돼서 오후 7시30분까지 미리 가 있었다. 근데 톨게이트의 중국 검역당국이 한국에서 협조 공문이 오지 않았다며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영사관 관계자가 현장을 찾아 중국 검역당국과 이야기하고 나서 결국 오후 9시가 다 돼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도 표 검사와 심사 등을 하는 창구에 사람이 적어 공항에서만 4~5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사람들도 같은 창구에서 심사를 받은 탓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 같았다.

1일 오후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제공된 점심식사. 독자 제공
1일 오후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제공된 햇반, 짜장소스, 탕수육, 된장국 등으로 구성된 점심식사. 독자 제공

Q4.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들어오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중국 톈허공항에서 1일 오전 5시20분께 출발했던 것 같다. 이후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시간이 오전 8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국에서 3차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검역을 받았는데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1차례 더 검사를 받은 뒤 오전 9시30분께부터 김포공항에서 아산으로 이동을 시작했던 것 같다.

Q5. 한국 도착 후 어떤 검역 절차를 진행했는지.

김포공항에 도착하니까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나와 동선이나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해줬다. 이미 중국 공항에서 3차례나 검역을 받고 온 상태라 국내 검역도 특별히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한에서 온 시민들의 짐은 커다란 창고 같은 곳에 보관해놓고 검역 절차가 끝난 시민이 와서 챙긴 뒤 차량에 탑승하도록 했다. 차량은 마을버스 등으로 이용되는 카운티 차량이었던 것 같다. 차량 1대당 9명씩 나눠서 탑승해 아산으로 이동했다.

1일 오후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제공된 점심식사. 독자 제공
1일 오후 우한 2차 철수 교민 및 유학생 등에게 제공된 점심식사. 독자 제공

Q6.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의 시설은 어떤지. 첫 식사는 뭘로 먹었나요?

원룸 같은 공간에 1인 1실로 사용하고 있다. 침대가 2개 있고, TV도 비치돼 있다. 아직 인터넷은 안 되는 것 같은데 와이파이가 있어 이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물과 속옷, 담요, 비누, 샴푸 등 생필품은 모두 방역당국에서 지원해주고 있어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심지어 고무장갑까지 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방역당국 관계자들도 우한에 있던 시민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는 것 같다. 식사를 도시락으로 하고 있는데 문 앞에 놓고 그냥 간다.

문이라도 똑똑 두드려주면 식사가 준비됐다는 것을 알 텐데, 문 앞에 놓고 그냥 도망가버리니까 옆방에서 큰소리로 “밥 왔어요”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뻔했다.

1일 오후 점심식사 메뉴로는 밥(햇반)과 짜장소스, 탕수육, 된장국 등이 나왔다. 쓰레기 배출시간도 오전 9시, 오후 2시, 저녁 7시로 정해져 있고 쓰레기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각 층별로 배출시간은 안내방송으로 별도 공지해준다고 했다.

Q7. 앞으로 2주 동안 격리돼 있어야 하는데 남은 시간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약 13시간이나 걸려서 중국 우한에서 귀국했더니 일단 피곤하고 배가 고프다. 당분간은 밥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이다. TV나 신문 등도 있는 것 같다. 또 신청을 하면 심리테스트 등 내용의 책도 제공해주는 것 같다.

강현숙ㆍ채태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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