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임대료에 세금까지 다 내면서 운영하는데 영업신고도 하지 않고 SNS로 ‘얌체영업’을 일삼는 이들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화성에서 미술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별다른 이유 없이 줄어드는 수강생에 골머리를 앓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접했다. 같은 지역에서 SNS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ㆍ영업하는 사람이 늘면서 수강생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A씨는 이들이 정식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현금만 받으면서 탈세를 일삼고 있다는 이야기까지도 들었다.
A씨는 “교습은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 불법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직하게 영업하는 사람들만 죽어나갈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정식 사업자 등록은 하지 않은 채 수강생을 모집ㆍ영업을 하는 ‘얌체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처럼 얌체영업을 하는 이들이 ‘저가공세’로 시장을 장악하면서 기존 교습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교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 광교와 화성 동탄 등 경기도 내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별도의 매장을 차리지 않은 채 SNS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해 자가(自家) 교습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현금’만 받으며 탈세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SNS를 통해 ‘취미 미술’, ‘화방’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자 자가에서 교습을 하고 있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이들에게 수강을 할 것처럼 연락을 취하자 노골적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화성 소재 B 교습소는 ‘개인교습’을 이유로 현금밖에 받을 수 없다고 답했으며, 안양 인덕원 소재 C 교습소, 수원 광교의 D 교습소 역시 비슷한 이유로 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행을 거절했다. 모두 탈세 영업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처럼 얌채영업을 하는 교습소가 늘면서 정직하게 영업하는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암채영업을 하는 교습소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점을 이용, 기존 교습소(4회 기준 18만 원) 보다 낮은 가격(14만 원)으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수원에서 미술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E씨는 “임대료와 세금도 안내면서 영업하는 사람들이 3~4만 원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해 수강생을 뺏기고 있다”며 “관련 기관의 단속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등록 사업자 단속을 실시하는 한 지역 세무서 관계자는 “교습은 물적 증거가 부족해 단속이 어려운 만큼 시민들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만약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된면 즉각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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