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텍스트와 존재 속 정보를 고찰하다…예술공간 봄, 오는 26일까지 전시 <구조화> 개최

▲ Relationship
▲ Relationship

하나의 신도시가 지어질 때마다 30~50년 된 구도심 건물들이 차례차례 붕괴한다. 이 같은 생과 사, 건축과 붕괴 사이에는 수많은 정보와 의미들이 내포됐다. 이 같은 정보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나 미디어라는 매개체를 거치면 다양한 의미로 사회 속에서 작용한다.

예술공간 봄이 오는 26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구조화>도 시각정보이 재구성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느끼고 작용하는 소통, 그리고 정체성을 논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안신영, 노정연 작가의 2인전으로 이들은 각각 2000년대와 2010년대에 외국에서 유학을 한 공통 경험을 바탕으로 전시 기획에 나섰다. 이들은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면서 공통적으로 ‘정체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안 작가는 주로 가상공간이나 현실공간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방식이 주체의 정체성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집중했다. 노 작가는 개인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어디에 있는가’ 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이 다르게 정의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 Repetiton
▲ Repetiton

이들은 전시에 앞서 “정체성은 본질을 의미한다기보다 각 사회마다 갖고있는 상대적 기준을 근거로 한 개인의 선택”이라며 “이번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의 규정되기 힘든 유동적 정체성의 애매한 경계의 지점을 드러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럼 대표적인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Relationship’ 시리즈는 ‘관계’라는 뜻에 맞게 종이 위에 희미한 상자를 구현해 내 각종 빗금과 사선으로 규칙성과 불규칙 모두를 드러냈다. 가로 82㎝, 세로 59.4㎝ 종이 위에 구현된 하나의 우주인 셈이다. 또, ‘되풀이’와 ‘반복’이라는 뜻을 가진 작품 ‘Repetition’은 가로 53㎝, 세로 65㎝ 규모로 흡사 담벼락을 연상케하는 작품으로 군데군데 색감을 더해 전시장 내 또 다른 볼 거리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구로동’ 시리즈는 도시거주민으로서 도시가 개발되며 사라지는 현상에 집중하며 살고 떠나는 도시의 모습에 주목한 작품이다. 도시개발로 곧 기억속으로 사라지게 될 도시의 모습과 그 변화과정을 드로잉으로 기록하고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는 수원의 매교동, 매탄동, 세류동 등 이미 재개발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인 동네와도 비슷한 양상을 띄어 경기도민에게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예술공간 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 건축 재개발 문제를 떠나 우리가 소통하는 사회와 우리의 시선 등을 동시에 고찰하는 전시”라며 “드로잉 외에도 전시장 내 다양한 설치작품이 있는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구로동2
▲ 구로동

권오탁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