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 부른 ‘신천지’…구별법까지 등장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신천지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신천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전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천146명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사례가 597명(52.1%)이라고 밝혔다. 확진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천261명(사망자 12명)까지 증가, 신천지와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 수도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신천지 신도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조직의 폐쇄적인 문화가 원인으로 지목, 시민들이 나서 만든 ‘신천지 구별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신천지 구별법에는 신천지 신도만 사용한다는 특유의 말투와 단어, 행동 등이 정리돼 있다. ‘씨ㆍ밭ㆍ나무ㆍ새’를 비롯해 ‘신앙합니다ㆍ살렘’ 등이 대표적이다. 또 에스카드ㆍS라인ㆍ희소식 등의 어플에 대해 신천지 신도만 알 수 있는 고유코드를 입력해야만 설치ㆍ접속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담겨 있다.

실제 신천지 관련 오픈채팅방(복음방)에선 신천지 신도만 알 수 있는 암호가 걸려 있다. 암호를 알아내 입장한 후에도 신도카드 사진을 찍어 올리게 하거나, 소속 지파 인증ㆍ이만희 교주 생일ㆍ초막절 날짜 설명 등 신천지 관련 질문을 건네 모를 경우 가차없이 강제 퇴장시키는 구조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신천지 시설 위치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 사이에서 신천지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는 이유는 신도들이 신천지임을 숨기는 탓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지난 25일 용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가 ‘신천지 대구교회에 간 적 없다’고 거짓 진술했다가, 휴대전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조회 결과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만난 신천지 출신 A씨는 “일명 ‘추수꾼’이 성경공부를 함께 하자고 접근해 꽃꽂이교실 등을 함께 다녔는데, 알고 보니 신천지에서 운영하던 수업이었다”며 “신천지로 넘어오는 중인 사람을 ‘교육생’이라 부르는데, 교육생 당사자는 신천지와 어울리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천지 측은 “신천지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즉각 전국 교회 출입을 금지하는 등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신천지 성도를 사칭해 교회 예배나 모임에 참여했다는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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