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차에 고통 받는 고양 덕은동, 시의원 조롱성 발언까지 '이중고'

▲ 지난 10일 덕은동 주민들이 시의원 측에 전달한 항의 문서에 A의원의 SNS 게시글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사진=독자 제공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주민들이 대형 차량 진입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지난 24일자 13면), 지역구 한 시의원이 자신의 SNS에서 주민들과 언쟁을 벌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7일 고양 덕은동 주민들에 따르면 시의원 A씨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중국 혐오와 교역 단절 수준인 요즘, 우리는 ‘한중우호‘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기회로 만들어야’라는 글을 게재했다.

A의원은 해당 게시글에 고양 덕은동 내 외국인 대상 관광업체로 관광객들이 무리지어 들어서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덕은동 주민들은 A의원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마을 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란 것이다. 무엇보다 A의원이 주민들의 비판성 댓글에 답변을 달고 설전을 한 것이 화를 더욱 키웠다는 주장이다.

▲ 논란이 된 A의원의 SNS 게시글 댓글창에서 주민과 A의원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사진=SNS 갈무리
▲ 논란이 된 A의원의 SNS 게시글 댓글창에서 주민과 A의원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사진=SNS 갈무리

한 주민은 댓글을 통해 “어이가 없다.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하는 시의원이 아닌 것 같다”며 “아비규환인 현실은 모르겠고 이참에 실적이나 올리자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A의원은 “조언 감사하다”면서 “그런 얄팍한 실적 올리기에 관심 없다. 조만간 화전 뒷골목에 방치된 쓰레기 수거에 동참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답변했다.

대형 차 진입, 외국인 관광객 대상 쇼핑몰 건립 등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 A의원의 부적절한 발언까지 이어지자 주민들은 지난 10일 항의 문서를 시의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A의원은 “SNS 게시글을 올린 이달 초에는 지금처럼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이나 공포가 크지 않았던 상황이었지만 주민들의 공분을 살 수 있겠단 점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관광업체를 방문했을 때 시 관계자들에게 업체 직원들이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주문하는 등 안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인 점을 알아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광, 교류 등 문제는 지역 발전을 위해 큰 틀에서 봤으면 한다는 것이지 지역의 문제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민원에 대해 시의원으로서 다각도로 방법을 강구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주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 논란이 된 A의원의 SNS 게시글.사진=SNS 갈무리
▲ 논란이 된 A의원의 SNS 게시글.사진=SNS 갈무리

고양=유제원ㆍ김민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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