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활동에 있어서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리즈와 콘셉트로 정체성을 형성해간다.
지난 2018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린 <안녕하신가영>展 참여 작가인 김지희 작가는 12년 동안 ‘Sealed smile’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현대인이 타인에 의해 규정된 자신과 스스로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드러내는 내면의 불안함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해 왔다.
주 키워드로 ‘관계’를 내세워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시 <A Piece Of>가 판교 에이치컨템포러리갤러리에서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이상미 작가 초대전인 이 전시는 이 작가가 지난해 서울에서 선보인 <Small but Obvious 작지만 분명한>전 이후 약 8개월만에 선보이는 전시라 더욱 이목이 쏠린다. 그는 ‘물리적으로 작은 형상’을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작업에 나선다. 물리적으로 작은 형상으로부터 우리 자신과 자신 속 나약한 내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최근 들어 수박 한 조각, 브로콜리 한 조각 등을 그리는 일에 집중한다. 이 같은 음식 한 조각에는 우리를 지탱하는 영양분과 기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점을 자세히 크게 관찰하고 다루면 스스로의 나약함과 강인함을 거듭해서 깨달을 수 있다.
그 예로 이 작가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전시마다 아이스크림, 수박 등 음식들이 한 조각씩 캔버스 위에 올라 있다. 어떤 작품에는 과일이, 어떤 작품에는 케익이 올라와 있어 저마다 단편적으로는 볼 거리를, 그 이면에는 음식 한 조각이 갖는 의미와 이를 통해 조명할 수 있는 우리 내면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지난 2009년부터 관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계를 선과 동일시하고 사물을 흔적 이미지로 표출해왔다”라며 “최근에는 사물을 부각시켜 다양한 색채로 작품을 선보인만큼 사물의 외면과 내면의 기억 등이 눈과 감각을 통해 심층적인 확장으로 발전해가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