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에 대해 많은 것이 알려졌다. 신천지교도 중에 청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한다. 나의 20대를 돌아보건대, 이 시기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공부하게 된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묻게 된다. 우리 인간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에서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는 존재자다.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삶의 의미를 묻는 가운데, 보살핌, 돌봄에 대한 사유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것은 아주 고대로까지 올라간다.
우리 한반도에는 5만기 이상의 고인돌, 선돌이 있다. 강화도나 순천 및 화순, 안동 그리고 평양과 황해도 등에는 집단적인 고인돌들이 있다. 그런데 이 고인돌 중 일부 덮개돌에 다채로운 별구멍들이 새겨져 있다. 이 별구멍들을 만든 이들은 어떤 목적과 어떤 의미를 가지고 하늘의 별자리들을 이 바위에 구멍으로 새긴 것일까? 몇몇 역사학자들과 과학자들과 천문학자들 그리고 철학자들이 관심을 두고 그것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이를 더 해석해가려고 한다.
고인돌들의 별구멍들은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새겨진 천문도와 유사하다. 선사시대에 하늘을 관측하고 별자리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전승되면서 고구려의 고분벽화에도 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조선시대 권근(權近, 1352-1409)에 의해 만들어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도 전승되고 있고, 또 그것이 오늘날 쓰는 1만 원권 화폐에도 그 일부가 디자인되어 있다.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을 관측하면서 별자리들을 만들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망각의 역사조차도 잊힌 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고인돌의 덮개돌에 새겨진 별구멍은 해와 달 그리고 북두칠성과 남두육성이다. 이 별들은 당시 우리 고대 한국인들이 하늘과 땅을 오랫동안 관측하여 그 규칙성의 발견을 통해 그 하늘과 땅과 그 위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불멸성을 사유하고 보살피며 만들어낸 틀이다.
고인돌은 우리 한국 고대문명의 기원을 알리는 징표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라”고 하고, 또 노자(老子)는 “말할 수 있는 도는 상도(常道)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고인돌도 침묵 속에서 많은 말을 던지고 있다. 그것들의 현존이 선사시대 우리 민족이 보던 하늘과 별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우리의 망각을 넘어 빛나고 있다.
하늘에는 저 하늘과 낮에는 태양이 밤에는 달과 별이 우리를 영원히 돌보는 존재고, 땅은 하늘과 협력하여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키우는 존재다. 그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인간은 그 사실을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영원히 우리 미래에도 남을 큰 돌에 그들의 혼을 새겨 넣어 우리를 돌보는 것이다. 모든 종교가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 자신의 삶을 보살피고 돌보는 종교가 되길 기원한다.
김원명 한국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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