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경로를 다 막을 순 없다. 시급한 곳에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지금 경기도에서 시급한 감염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은혜의 강 교회 감염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유입자 감염이다. 은혜의 강 감염은 신천지 사태로 번질 조짐이 있다. 해외 유입자 감염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위험이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이 두 가지 경로를 잡는 것이 급선무다. 경기도가 선도해야 하고, 인접 시군은 협조에 들어가야 한다.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23일 현재 70명을 넘었다. 성남 지역 확진자 100명 가운데 70%를 차지한다. 경기도 전체 확진자 354명 중에도 20%에 달한다. 은혜의 강 교회 목사와 신도 136명을 전수 조사했는데, 이 중에는 56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왔다. 더 걱정은 2, 3차 감염이다. 지역 감염의 위험이 큰 3차 감염까지 23일 확인됐다. 감염자 거주지도 성남을 넘어 용인이다. 큰일이다. 성남시에만 맡겨 둘 상황을 넘어섰다.
해외 유입자에 의한 감염도 불거졌다. 수원에서 20대 남성 확진자가 나왔는데 해외 유입자다.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귀국했다. 사흘만인 20일 증세가 나타났고, 영통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23일 감염을 확인했다. 공항 검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수원 지역의 확진자는 초반 급등 이후 뚜렷한 진정세를 보여왔다. 나름의 방역이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새로운 감염 경로다.
22일 국내 입국자는 1만여 명이다. 이 중에 내국인이 7천2백여 명, 외국인이 2천5백여 명이다. 유럽발 입국자는 방역 당국에 의해 진단 검사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감염자가 수원 지역으로 유입된 것이다. 지자체로서는 ‘공항 검진’을 믿고 있다가 허를 찔린 셈이다. 여기에 미국발 유입자의 위험 요인까지 더해졌다. 해외 유입자에 대한 방역을 지자체 차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전에 없던 대책이다.
전세기까지 동원해 재외 국민을 데려오는 대처가 옳은가.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지자체에는 이를 토론할 겨를도 없다. 이미 쏟아져 들어온 외국 유입자를 찾아 검사ㆍ방역 활동을 해야 한다. 새로 들어올 유입자에 대한 자체 방역 체계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작금의 코로나19 방역은 촌각을 다투며 전개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경기 지역에 내려진 과제는 은혜의 강과 해외 유입자 문제다. 두 가지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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