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지난 40년간 강남 아파트값은 크게 상승하고 식재료 가격은 실질적으로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 기준 전세가는 16만 원에서 1천629만 원으로 101배나 상승했다.
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이 발표한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1980~2020’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이 하락했다.
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음료, 과자, TV와 같은 공산품의 체감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며, 쌀과 닭고기 가격은 40년간 약 3배 상승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 상승률이 GDP상승률보다 낮아 체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는 약 84배, 전세가는 101배나 상승했으며, 커피 한잔 가격은 약 21배 상승하는 등 타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쌀값(4Kg 환산 기준)은 3천 원에서 9천500원으로 3.2배, 닭고기는(1Kg 환산 기준) 1천400원에서 4천656원으로 3.3배 상승, 상추가 8.5배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40년간 약 9배 미만 상승하는 데 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은 원화 기준 35.5배, 달러 기준 18.5배에 달했다. 반면, 수박(16.7배), 배추(12.5배) 등은 타 식재료 품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 원에서 6천469만 원으로 40년간 84배가량 상승했고, 전세가는 16만 원에서 1천629만 원으로 101배나 상승했다.
국산 중형 자동차 가격은 1980년 389만 원에서 현재 2천390만 원으로 6.1배 상승했다. 콜라는 4.5배(1.5ℓ 기준), 소주가 5.1배(출고가 기준), 영화 관람료가 6.7배 올라, 1인당 GDP 상승률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여 실제 체감 가격이 하락했다.
또한,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대체재의 대중화 등으로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는 명목가격 자체가 각각 45%, 77% 떨어졌다.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0년 8천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해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7.9배, 달러 기준 4.8배)보다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은 같은 기간 23만9천 원에서 현재 188만 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천900원에서 54만1천 원으로 무려 139배 수준으로 올랐다.
데이트 비용(영화 관람과 식사 및 커피 기준)은 1990년에는 1만8천800원, 현재는 약 6만1천200원이 필요해 8.6배가량 늘었으나, 이 데이트 비용을 버는 데 필요한 아르바이트 근로 시간(최저시급 기준)은 1990년 28시간에서 현재 8시간으로 감소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수치상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하면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현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