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해 선정한 ‘원격교육 선도학교’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나 졸속 추진이란 지적이다. 심지어 선도학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원격교육 선도학교는 감염병 확산 등으로 면대 면 학습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는 선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 24일 도내 초등학교 148교, 중학교 112교, 고등학교 107교 등 총 367교가 지정돼 30일부터 일주일간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는 도내 전체 2천400여개 학교 가운데 6분의1 수준 불과한 수치로, 단 하루 희망교를 신청받아 선정됐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선정 학교 수가 크게 차이가 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원격교육 선도학교 367교 현황을 지역별로 파악한 결과, 수원의 경우 초등 26교, 중등 23, 고교 25교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성ㆍ김포ㆍ의정부 3개 지역이 초중고교 학급별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초등학교의 경우 가평ㆍ과천ㆍ구리ㆍ의왕, 중학교는 과천ㆍ동두천, 고등학교는 군포ㆍ안산ㆍ양주ㆍ양평ㆍ연천ㆍ포천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습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학부모 A씨는 “아이 친구 학교에선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지 학부모 의견을 조사 중이라고 해서 우리 아이 학교에 전화해보니 교육청에서 온라인학습에 대한 안내가 아직까지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지역별, 학급별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선도학교를 선정해야지 도교육청이 학교 줄세우기 하는 것도 아니고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선착순이 말이 되냐”며 성토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선도학교 명단조차 공개 안하는 것은 학부모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도교육청이 원격교육 선도학교 운영 기준안만 겨우 마련한 상황에서 학교 간, 학생 간 디지털 격차에 대한 파악도 없이 무조건 신청부터 하고 수업계획안 제출하라고 학교와 교사만 닦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급하게 공문이 내려와 불가피하게 희망교 신청을 하룻동안 받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학교가 신청했다”며 “명단 공개로 인해 학교별, 지역별 차이가 현장에 불편을 가져올 수 있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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