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체육회가 창립 57년 만에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열었으나 체육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체육회 업무를 총괄할 사무국장이 3개월째 공석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정치권의 낙하산이 되풀이됐던 사무국장 임명이 이번에도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30일 의정부시체육회와 체육계 인사 등에 따르면 지난 1936년 1월 1일 의정부시 승격과 함께하는 의정부시 체육회는 역대 시장이 당연직으로 체육회 회장을 겸해오다 올해 처음으로 지난 1월 15일 민선체육회장을 뽑았다. 지자체장이 체육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체육회장은 민선시대를 열었지만 조직, 재정 등 운영시스템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예산, 인사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지자체장과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의정부시 체육회의 올 사업, 운영 예산 32억 원의 95% 정도가 의정부시의 보조금으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민선체육회장 시대 독립성을 가지려면 앞으로 사업수익, 기업의 기부금 찬조금, 공공단체의 지원 보조금 등 다양한 재원확보가 가장 큰 숙제다. 또 하나는 체육회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에 대한 인사의 자율권이다.
특히 회장의 지휘, 감독을 받아 사무국 업무를 총괄하고 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체육회의 핵심인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의 독립성이다. 체육회 규정상 사무국장은 체육회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회장이 임명하게 돼 있으나 그동안 대부분 정치권에서 사전 내정해 형식적인 임명절차를 거쳐왔다. 57년 의정부시 체육회 역사상 사무국 자체 승진이나 체육계출신 전문인이 보임된 사례는 전무하다. 의정부시 체육회와 의정부시 생활체육회가 통합한 2014년 이후 모두 3명의 사무국장이 거쳐 갔으나 모두 정치권 인사들이다. K모 사무국장이 지난해 12월 임명된 지 1년 9개월 만에 물러나는 등 대부분 재임기간 2년 미만에 그쳤다.
의정부시 체육계 한 인사는 “정치권 인사들이 오면서 체육회발전과 체육발전을 위해 전념하기보단 정치발판으로 여기는 가하면 이권에까지 개입하면서 물의를 일으키는 등 문제가 많았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민선 회장 체제 출범을 계기로 체육회 사무국장도 자체 승진이나 전문인이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체육계 내외부에서 커지고 있다.
이명철 의정부시 체육회장은 “사무국장 인사에 대한 세간의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전문인 인사 등을 고려하고 있다. 총회, 대의원총회, 이사회 등을 열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김동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