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온라인 수업…오는 9일 고3ㆍ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

31일 오전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고3•중3 학생을 우선으로 4월 9일부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을, 수능시험은 12월 3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윤원규기자
31일 오전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시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고3•중3 학생을 우선으로 4월 9일부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을, 수능시험은 12월 3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윤원규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대한민국을 강타,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사태를 맞게 됐다. 수능 역시 2주 미뤄져 오는 12월3일 시행된다.

하지만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교육현장의 ‘학습격차’ 우려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교육청 원격교육 시범 학교로 지정된 학교의 온라인 수업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수원 A 고등학교. 2층의 한 교실에서 담당 교사가 카메라,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지리 과목을 원격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칠판 옆 TV에 수업자료를 띄운 교사는 빈 책상 위에 세워둔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을 시작했다. 노트북에는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고 화면 한 켠에는 학생들의 채팅이 연달아 올라왔다. 1교시 수업을 마친 교사는 “예상보다는 수업 진행이 수월했다”면서도 “시험ㆍ평가 등의 문제는 아직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층에서는 물리 수업이 한창이었다. 비어있는 책상마다 학생들 대신 새 교과서들이 묶인 채 올려져 있었다. 도내 대다수 학교에 약 4개의 와이파이가 설치된 반면, 이 학교는 15개의 와이파이가 설치돼 여러 교실에서 동시에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사들이 수업 진행에 사용하는 카메라, 마이크, 태블릿 PC 등의 스마트 기기는 모두 개인장비로 확인됐다. 전국 최초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등 비교적 시설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이 학교에서조차 교사들의 장비에 따라 화질, 음성 전달 등 수업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도내 대다수 학교에서는 수업의 질 차이가 더욱 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지역별, 학교별, 학생별 장비 및 인프라 격차가 결국 ‘교육 격차’ 논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내 B 고교 관계자는 “학생 참여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단방향ㆍ과제형 수업은 교육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장 효과적인 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인데 그렇다고 수십만원의 장비를 교사들이 사비로 살 수도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온라인 개학 예정일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 등은 학교별 스마트 기기 현황 조사를 마치고 추가 수요 파악에 나선 반면, 도교육청은 아직까지 학교별 장비 현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필요한 장비를 각 학교의 예산으로 알아서 구매하면 된다”며 “차후 학교별 장비 현황을 조사해 지원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신학기 개학방안과 대학입시 일정 조정안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개학방안은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학교급과 학년에 따라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는 것이다. 오는 16일에는 고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강현숙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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