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 긴급돌봄에 학생 원격수업까지

‘긴급돌봄’ 참여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16일 초등학교 4~6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 아직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아 고충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개학 후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챙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의 긴급돌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긴급돌봄 참여 학생 수는 지난달 13일 1만199명에서 이달 2일 1만3천118명, 지난 13일 1만7천225명까지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은 지난 9일 일선 학교에 ‘초등학교 긴급돌봄 운영 지침’을 전달했다. 긴급돌봄 중 원격학습 도우미를 활용해 오전에는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돌봄교실을 운영하라는 방침이다. 원격학습 도우미는 방과후학교 강사 등을 고용해 긴급돌봄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인건비 등 소요비용 전액을 도교육청이 지원한다.

이 같은 지침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1~2학년은 EBS 등 단방향 콘텐츠 시청이 주를 이루는 반면, 3~6학년은 학습진도가 포함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탓에 긴급돌봄 학생들의 교실 이동 및 진도 관리 등을 따로 맡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격학습 도우미까지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구해야 하는 상황. 일선 학교의 어려움은 점점 커지고 있다.

컴퓨터실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할 예정인 용인 A 초등학교는 긴급돌봄 학생들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 초교 관계자는 “현재 30여명의 학생들이 등교 중인데 더 늘어나면 거리를 두고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하나뿐인 컴퓨터실에서 여러 학년의 수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학교는 교사 인력이 부족하거나 원격학습 도우미를 구하지 못해 긴급돌봄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아예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수원 B 초등학교 관계자는 “원격학습 도우미를 구하지 못해 돌봄교실만 운영할 예정”이라며 “교사들이 원격수업 준비와 등교 학생 관리를 모두 챙기기 어려워 온라인 출석은 가정에서 챙기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C 초등학교 관계자는 “지역이 외진 탓인지 원격학습 도우미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 학부모의 긴급돌봄 문의가 늘어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격학습 도우미를 구하지 못하는 등 현장의 고충을 수렴 중”이라며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뒤 긴급돌봄 수요 변화를 지켜보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께 안양 덕천초를 찾아 긴급돌봄 현장을 점검했다. 유 부총리는 “현장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아이들의 학습 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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