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권리의무의 주체와 소송에 있어서의 당사자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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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있어서 ‘당사자적격’이라 함은 특정의 소송사건에서 정당한 당사자로서 소송을 수행하고 본안판결을 받기에 적합한 자격을 말한다. 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당사자적격은 민법 등 실체법상의 관리처분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특히 이행의 소에 있어서는 보통 권리의무의 주체가 소의 당사자, 즉 원고와 피고가 된다.

그렇다면, 이행의 소에 있어서 이행청구권이 없는 자가 소를 제기한 경우 그 소는 당사자적격을 그르친 것이기 때문에 실체 판단을 하기에 앞서 무조건 각하되어야 할까? 결론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시에는 이행청구권이 없었으나 소 제기 이후 새로운 법률원인으로 이행청구권을 취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행의 소에 있어서는 실제로 이행청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본인이 이행청구권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원고적격을 가지며 그로부터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자가 피고적격을 가지게 된다.

즉, 이행의 소에서는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해 당사자적격 유무가 판가름나며, 원고ㆍ피고가 실제로 이행청구권자이거나 이행의무자임을 요하지 아니한다. 그러한 이행청구권이나 이행의무의 존부는 본안에서 판단할 사항이다.

예를 들어, A가 자신의 부동산을 B에게 매도했는데, 매매대금을 A의 지인인 C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기로 했다고 하자. 이후 B가 약속한 일자까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계약당사자로서 매매계약의 권리의무 주체인 A는 물론 계좌를 빌려준 것에 불과한 C 역시 자신이 매매대금 청구권자라고 주장하며 B를 상대로 매매대금 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C가 소 제기 당시 실제 매매대금 지급청구권을 취득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소 제기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이후 C가 변론종결 이전에 A로부터 매매대금 지급청구권을 양수받았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채권양도 통지 역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면 C는 실제 이행청구권을 가진 자로 인정돼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등기말소청구의 소가 등기의무자나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아닌 타인을 피고로 삼은 때에는 당사자적격을 그르친 것으로서 각하된다. 특히 부기등기에 의하여 이전된 근저당권 또는 가등기 등의 말소등기청구는 양수인만을 상대로 하면 족하고 양도인은 그 말소등기청구에 있어서 피고 적격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다(대법원 2000년 4월 11일 선고 2000다5640 판결 등 참조).

서동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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