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사람들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만나고 서로 협력하고 논의하고 때론 논쟁을 펼치는 그 과정 자체가 사회를 만든다. 이런 점에서 지역 문화운동을 살펴보자. 지역에서 실천하는 문화운동이 서로 만나고 협력하는 그 자체가 문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가 지역문화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고민을 담은 <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삶창刊)을 펴냈다. 지난해 발간한 <로컬지향의 지역문화운동>에 이어 지난해 문화원 중심의 지역문화운동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한 결과들을 엮은 책이다.
책은 지역 내 각종 문화기관, 문화 운동 주체들이 왜,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축으로 삼았다.
“중요한 것은 인간과 인간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실천하는 일이다…어느 한 쪽만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생각이 서로 어울려서 제3의 지점으로 나아가는 것, 그 지점들이 쌓이고 쌓여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 바로 손을 잡는 중요한 의의가 아니겠는가….”
우선 책은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인정한다. 각 주체의 고유성을 지킨다는 명제 아래 서로 손잡는 실천이 벽에 부딪혀 왔음을 고백한다. ‘예술 영역에 왜 문화원이 들어오느냐?’ ‘사진은 사진 전문가의 영역이니 우리 허락 없이 사진 강의를 개설할 수 없다’ ‘문화원은 전통문화나 해라’ 등 이런 이해 수준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기관과 단체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은 “지역문화원 발전방향 포럼에서 제시된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고, 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가 지역문화원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자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집필에는 고영직 문학평론가와 김상철 예술인소셜유니온 운영위원, 김영현 지역문화진흥원장, 김월식 미술작가, 김정이 문화기획자, 서정민갑,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최영주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오다예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다양한 생각과 미래를 재미있게 펼쳐내, 지역 문화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누구든 접근하기 쉽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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