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위ㆍ출루율 1위 맹활약 펼치며 무명 설움 ‘훌훌’ 날려
프로야구 KT 위즈의 백업 외야수에서 최근 붙박이 3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조용호(31)는 자신의 야구 인생서 가장 화려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5월 21경기에 나서 타율 0.424(59타수 25안타)로 2위, 출루율 0.501로 1위를 기록했다.
조용호는 170㎝의 작은 체구에도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을 갖춘 좌타자라는 장점을 갖춰 2018시즌 종료 후 KT가 테이블세터 보강을 위해 영입했다. SK로부터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강백호의 부상으로 빠진 7월 선발로 나선 것을 제외하곤 주로 백업 멤버로 출전해 타율 0.293, 55안타, 19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예고했다.
올 시즌 역시 백업 멤버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지난 5월 10일 두산전서 대타로 나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7타수 4안타의 대타 활약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중심 타자 유한준이 5월 16일 삼성전서 허벅지 부상을 입으면서 다음날부터 선발 출전했다.
조용호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첫 선발 출전 후 5경기서 19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자리를 지켰고, 탁월한 컨택 능력과 선구안을 앞세워 꾸준히 안타와 볼넷을 생산해 이강철 KT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올 시즌 조용호의 활약은 한 편의 ‘인간승리’ 드라마다. 성남 야탑고를 졸업하고 단국대에 진학, 내야수로 활약하던 4학년 시절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인해 외야수로 전향했으나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2012년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들어갔으나, 또다시 발목 부상이 재발하는 바람에 팀을 떠나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했다. 사회복무요원 시절에도 생활고 해결을 위해 신문ㆍ우유ㆍ피자 등의 배달일을 하는 등 성실하게 살아갔다.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전역 후 2014년 SK에 육성 선수로 입단, 이듬해 정식 계약을 맺었고 급기야 2017년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SK에서 2017년 69경기, 2018년 16경기를 뛴 그는 KT로 이적해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서른이 넘어선 올해 만개하고 있다.
조용호는 “대타나 선발에 관계없이 타석에 나가면 공을 많이 보고 최대한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해 출루하려 마음먹고 경기에 임한다”면서 “감독님께서 주시는 믿음과 수행해야할 역할을 잘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다. 또한 전력 분석팀에서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과 구종 등에 대해 도움을 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의 활약을 꿈꾸지만 정작 꿈을 이루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하다. 투수에 비해 야수의 경우 더 그러하다. 조용호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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