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교 공간 혁신을 위한 촉진자를 모집한다는 경기도교육청의 공고가 있었다. 핵심내용은 미래 교육의 가치를 실현할 학교 공간 구축을 위해 분야별 역량 있는 전문가와 함께 공간혁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가치를 실현할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미래 교실을 상상해보라고 하면 흔히 첨단기술이 교실 곳곳에 자리 잡은 환경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일부 학교시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첨단기술로 무장한 학교 환경은 학생들을 시청각 자극 위주로 집중하게 하여 청소년기 뇌 발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창조적인 인재로 성장해야 할 학생들의 미래 가치를 고려해 보았을 때 미래 교실 조성은 단순히 스마트 기술, 디지털 콘텐츠만으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학생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미세먼지가 부각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는 모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근본적인 공기 질 관리의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물리적인 설비 기계에 의존해 학생의 건강을 보호하는 정책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미래 교실의 설계는 어떤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할까. 필자는 자연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아직 ‘친환경 교실’이란 공인된 용어는 없지만, 미래 교육을 실현할 교실 공간은 친환경 교실로 재구조화돼야 할 것이다.
친환경 교실이란 거창해 보이지만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하는 교실이다. 학생들은 쏟아지는 정보와 디지털 콘텐츠,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에 빠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지쳐 있다. 우리가 지친 일상을 자연에서 치유 받고 복귀할 힘을 얻듯이 학생들 또한 교실에서 그러한 치유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식물과 함께하는 교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교실이 필요한 것이다.
자연을 상징하는 숲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에너지를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이산화탄소를 해소하여 맑은 공기를 발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녹색 식물에 의한 안구 정화 및 심신 안정, 그리고 자연과 조화로울 때 우리의 삶이 온화해진다는 것을 체득할 기회까지 말이다. 숲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에너지이다. 그러한 숲을 교실 속에서 찾고 싶었다.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생활하는 교실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제는 친환경 교실 구축 정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조사하고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미래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면 밟아 나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황교선 송호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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