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광명ㆍ시흥 테크노밸리에 ‘광역원수 활용 신재생 친환경단지’ 조성을 추진하는(경기일보 2월 6일자 2면) 가운데 경기도가 관련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는 하천수ㆍ호수의 온도차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3만가구가 연간 사용 가능한 에너지까지 절약, ‘미래 산업단지 모델’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임병택 시흥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5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관계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양기대 국회의원과 장대석·오광덕 도의원,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도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주요 골자는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광명ㆍ시흥 테크노밸리 4개 단지 중 하나) 49만4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水熱) 에너지 활용 신재생 친환경단지’를 시범 조성하는 것이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시흥ㆍ광명시와 수열에너지 도입을 위한 행정적 지원 역할을 맡는다.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의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기술적 지원을 하며, 국내 신재생에너지 1위 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열 냉ㆍ난방시스템의 인프라를 구축한다.
도가 추진하는 이번 시스템은 여름철에는 대기온도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대기온도보다 높은 물의 온도에너지를 히트펌프로 회수해 건물의 냉ㆍ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팔당호의 풍부한 하천수를 활용해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면적 49만4천㎡)에 수열 냉난방에너지 2만6천RT(냉동톤)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현재 롯데월드타워에는 3천RT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6년부터 롯데월드타워 및 주암댐 발전동 등 13개소 건축물 등에 수열 냉ㆍ난방시스템을 도입해 경제성과 기술적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이번 시스템을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활용할 경우 연간 3만여가구가 사용가능한 약 8만9천MWh의 에너지가 절감되고, 노후 경유차 3천386대 운영 시에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약 48t이 저감된다. 아울러 온실가스 2만2천t 감축으로 여의도의 7.1배에 달하는 면적에 336만그루의 소나무를 식재하는 효과가 있다. 단지 내 팔당호를 취수원으로 하는 광역상수도관이 관통하고 있어 수열에너지 활용의 최적지이며, 현재 개발사업 인허가 단계로 신재생에너지 계획 반영에 시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하천수를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신재생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이에 도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대한 정부 정책에 선도적 역할을 이행하게 됐다. 하천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지역냉ㆍ난방사업은 이미 해외에서는 일본 하코자키 지구, 프랑스 파리,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도에서 추진하는 시범사업은 건축물에 도입했던 국내 사례들과는 달리 대규모 단지 조성사업에 도입하는 사례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이번 협약은 지자체와 협력해 친환경 수열에너지를 보급함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와도 협의를 통해 수열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우리가 미세먼지나 탄소배출로 큰 고통을 겪고 있어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말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물의 온도를 활용하는 수열시스템은 놀랍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새로운 길을 여는 것 같다”며 “약간 비용이 더 들더라도 환경과 간접비용을 생각해 신축건물에 이 시스템을 최대한 많이 활용해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명ㆍ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는 광명시 가학동ㆍ시흥시 논곡동 일원 49만4천㎡의 부지에 4천536억 원을 투입, 오는 2024년까지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첨단제조업 등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비롯해 일반산업단지, 유통단지, 배후 주거단지 등 4개 단지 244만㎡(74만평) 규모의 광명ㆍ시흥 테크노밸리에는 2조4천여억원이 투자된다.
여승구 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