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수목드라마가 15일 동시에 종영됐다. 21일부터는 전면 '선수교체'가 이뤄진다. 이제 관심사는 브라운관에서 펼쳐질 후속작들의 대결이다.
'대진운'은 드라마의 성패에 꽤 큰 영향을 미친다. 경쟁작이 무엇이냐도 관건이지만 드라마의 시작 시기도 중요하다. 타사 드라마보다 먼저 시작하느냐, 늦게 들어가느냐도 민감한 사안 중 하나.
지상파TV 3사 새 수목드라마가 21일 동시에 출발한다는 점은 그래서 더 관심을 모은다. 출연진이나 제작진의 면면을 비교해도 어느 한 작품 크게 돋보이거나 뒤지지 않을 만큼 우열을 비교하기 힘든 세 작품이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사이코메트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마왕'은 '부활'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는 점이 특징.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에 주연배우 엄태웅까지 그대로 참여한다. 여기에 신민아, 주지훈 등 신세대 스타들이 힘을 보태고 김규철 등 조연들도 다시 등장한다.
'부활'은 방영 당시 마니아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으나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회 20%대 시청률로 종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마왕'을 통해서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폭넓은 인기까지 차지하겠다는 각오.
박찬홍 PD는 "'부활' 당시에도 내용이 좀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마니아 드라마를 만들 생각은 없으며 요즘 시청자 수준도 더 높아졌으니 잘 만들면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MBC '고맙습니다'는 군복무를 마친 장혁의 복귀작.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의 이경희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고, MBC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단팥빵' 등을 연출한 이재동 PD가 메가폰을 잡는다. 여주인공으로는 공효진이 캐스팅됐다.
장혁은 에이즈에 걸린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모정을 지켜보며 내면의 변화를 겪는 냉정한 의사로 출연한다. 그가 미혼모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을 키우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나가는 휴먼드라마.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대부분이 촬영돼 섬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도 기대를 모은다.
이재동 PD는 "같은 시기에 방송하는 경쟁작 시놉시스를 모두 살펴봤는데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면서 "'고맙습니다'에는 시청자들이 마음 편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친근감이 있고 자극적이지 않은 무공해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SBS '마녀유희'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녀'라고 불리는 커리어우먼 마유희의 이야기. 일에서는 완벽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사랑에서는 영 숙맥인 캐릭터 마유희 역은 한가인이 맡았으며, 재희가 그녀에게 '연애의 기술'을 가르치는 요리사 채무룡으로 출연한다.
연출자는 '쾌걸춘향' '마이걸' 등을 통해 한채영, 이다해 등 여주인공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며 톡톡 튀는 트렌디 드라마를 만든 전기상 PD. 이번에는 청순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한가인의 '마녀' 변신이 주요 포인트이다.
전 PD는 "'마녀' 이미지의 마유희 캐릭터를 여성적인 느낌의 한가인이 연기하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가인의 변신을 예고했다. 캐릭터를 위해 짧게 머리를 자른 한가인 역시 "어떻게 하면 좀 더 마녀스럽게 보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대한 취향에 따라 시청자나 방송 관계자들의 예상 성적이 크게 엇갈릴 만큼 세 편 모두 쟁쟁하다. 각기 다른 장르의 세 드라마가 모두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 시청자들은 어느 드라마를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상황.
하지만 제 아무리 뛰어난 작품들이라도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한 상대평가는 피할 수 없다. '뚜껑'은 21일 밤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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