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생존왕 인천, 체질 개선 못하면 강등권 탈출 요원하다

반복되는 성적 부진ㆍ잔류 성공에 선수단 체질 변화 시급

▲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가 팀 최다 7연패와 동시에 9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임완섭(49) 감독이 결국 사퇴했다.

 

임 감독은 지난 27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서 0대1로 패한 뒤 사의를 표했고, 다음날 구단은 임 감독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월 사령탑으로 취임한 임 감독은 부임한 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결국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나게 됐다.

 

지난해 12월까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FC 감독직을 맡았던 임 감독은 췌장암 투병 중에도 팀을 강등권서 탈출시킨 유상철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임 감독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 속에서도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들고자 했지만, 개막 이전부터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수가 줄어드는 악재를 만났다. 결국 최다 연패 기록의 불명예를 떠안은 임 감독은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택했다.

 

인천은 매 시즌마다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하며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잔류 전쟁이 계속되면서 감독은 늘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인천은 매 시즌 초중반까지 부진하면 어김없이 사령탑을 교체했고, 그 충격요법으로 잔류에 성공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가까운 몇 년 사례만 들여봐도 김도훈, 이기형, 욘 안데르센 등 감독들이 모두 비슷하게 부임해 ‘소방수’ 역할을 해낸 뒤 1~2년 내 성적 부진과 함께 팀과 결별했다.

 

인천은 또 한번 올 시즌 잔류를 위해 ‘독이 든 성배’인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이제 인천에게 또 다시 남은 과제는 감독 교체 후 반등에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러나 분명한 건 어느덧 ‘잔류왕’이란 수식어에 익숙해져버린 선수들의 상황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인천은 오는 7월4일 울산전을 시작으로, 11일 상주, 18일 전북, 25일 포항 등 상위권 팀들과 잇따라 경기를 치러야 해 이 팀들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려면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인천을 거쳐간 열세 번째 지도자이자 열 번째 감독인 임 감독의 사퇴를 통해 선수단이 어떻게 변화해 올 시즌 기적과 같은 ‘잔류 드라마’를 연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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