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의회 전반기 송한준 의장, 정책백서 돋보였다

경기도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이다. 10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 임기가 오는 7일 끝난다. 2년 전 송한준 의장은 “송보따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성실하게 잘 지키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긴다. ‘송보따리’는 그의 애칭이다. 일제강점기 우리글을 지키고자 책을 보따리에 넣고 다니며 한글을 가르쳤던 주시경 한글학자의 별명이 ‘주보따리’였다. 거기에서 따온 별명이자 닉네임이다. 경기도의회의 위상도 다른 도와는 격이 다르다. 인구가 1천370만 명을 넘어섰다. 예산도 무려 40조이다. 도의원 한 명이 10만 명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또한 3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심의해야 한다. 그만큼 책임이 크고 역할 또한 많다.

송 의장은 142명 도의원의 공약을 분야별로 분류하여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의회차원에서 보따리를 쌓았다. 그 결과 여야구분 없이 공동 대처하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 전반기 의정활동을 담은 정책 보따리인 백서 ‘공약은 어떻게 정책이 되었나’가 그 반증이다. 경기도의회는 유일 교섭단체가 더불어민주당뿐이다. 야당의원은 9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함께 정책을 공유하며 의정을 이끌었다. 그 흔한 잡음도 없었다. 정치인의 제일 덕목은 믿음이다. 믿음이 깨지면 모든 게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래서 의회가 신뢰를 쌓는 노력을 했다. 그게 공약을 지키는 일임을 알고 의원들의 공약을 집대성하여 함께 지키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공약을 정책화하고 예산을 담아 낸 것이 전반기를 이끈 송한준 의장의 성과물이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했고 문서보다는 현장을 신뢰했다. 31개 시군에 지역상담소를 두고 그 지역 의원들과 함께 순회 정책간담회를 갖고 문제를 풀어가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의정철학으로 때에 맞는 조례안이 만들어져 집행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조치가 그 한 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조례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을 신속히 통과시켰다. 전국 17개 광역의회 최초의 움직임이었다.

송 의장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경기도 위상도 한껏 높였다. 광역의회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방분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중앙정부와 동반성장을 위한 지방자치에 앞장섰다. 그는 거대야당과 유일 교섭단체임에도 집행부와는 견제보다는 협치를 통해 의회다운 의회상을 심어 놓았다는 주변의 평가다. 역사는 단절이 아니라 연속이다. 도의회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그의 족적이 새로이 출범하는 후반기 의정에 좋은 교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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