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춘재, 뚜렷한 사이코패스 증상…욕구 해소 위해 가학적 범행"

▲ 수사결과 발표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경찰은 이춘재가 수사 과정에서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뚜렷한 사이코패스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2일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춘재는 살인과 성범죄를 지속했음에도 죄책감 등 감정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되자 연쇄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점차 범행수법도 잔혹해졌으며 가학적인 형태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춘재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춘재의 사이코패스 성향은 상위 65~85% 수준으로 뚜렷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춘재는 수사 과정에서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과 교도소 생활만을 걱정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과시해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도 보였다.

경찰은 이춘재의 사이코패스 성향이 어렸을 때 성장 과정에서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춘재가 어린 시절 동생이 하천에서 익사한 사건으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점에 주목했다. 또 이춘재가 굉장히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것으로 보이며, 이런 환경이 그의 사이코패스 성향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경찰은 내성적인 성격의 이춘재가 자신의 삶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군대에서 처음 성취감과 주체적 역할을 경험하게 됐고, 군 전역 후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 불만 상태에서 이를 해소하고자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춘재는 과거 군 생활 동안 기갑부대에서 탱크를 몰고 후임들을 이끌던 추억을 회상할 때 흥분된 표정과 목소리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의 범행동기는 ‘자신의 욕구 해소와 내재된 욕구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정신적 충격 등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양휘모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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