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예술 기획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공연과 전시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비대면 형식으로 전환되면서 인건비와 장비 유지비 부담이 늘어나고 공공 뮤지엄 휴관으로 대관까지 어려워 지는 등 활동 기반 자체가 무너져 이들을 향한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2일 공연예술 통합예술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국내 공연예술업계 매출액은 지난 1월 약 400억원에서 4월 36억원으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과천 소재 A 전시 기획사는 2일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상반기 동안 민간 전시 1개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민관 전시 16개를 진행하면서 작가 섭외와 전시장 대관에 눈코뜰 새 없이 바빴던 풍경은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A기획사는 지난해 일거리가 늘어나 인원을 추가로 채용하는 등 공격적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A기획사는 궁여지책으로 사내 비정규직 직원 6명을 해고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
A기획사 대표 박모씨(46)는 “전시가 많을 때는 비정규직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상 유지도 힘들다”라며 “전시 개최에 따른 수익이 크지 않은데다 현재는 전시 요청이 들어와도 휴관한 뮤지엄이 많아 열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 소재 B 공연 기획사도 현재 행사 일정이 전무하다. 매년 여름 전후로 행사가 많아 행사 진행자와 섭외 가수의 일정 조율로 애를 먹었다. 올해는 지난 5월 이후로 진행한 행사가 단 한건도 없다. 특히 B기획사는 대형 공연을 겨냥해 영상 장비를 구입했지만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대출로 구입한 영상 장비는 가격이 비싸 행사를 자주 열어야 손해를 메울 수 있는데 사용 자체를 하지 못하면서 이자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상당수 공공기관 콘텐츠가 비대면으로 바뀌어 공연을 올리더라도 기획사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전년 대비 30~40% 가량 줄어 손해가 막심하다.
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 대학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기획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인건비와 장비 유지비로 대출 자금을 소진하고 있다”며 “예술 기획사를 향한 금전 지원보다는 비대면 플랫폼에 맞는 행사 개최와 교육을 골자로 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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