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아파트단지서 ‘폭주족’ 기승…황색 점멸 신호서 무법 질주해 주민 위협
영종도 아파트단지서 ‘폭주족’ 기승…황색 점멸 신호서 무법 질주해 주민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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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주택가에 폭주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근 주민은 늦은 밤부터 굉음을 내며 달리는 폭주족 때문에 소음 피해는 물론 안전에도 위협을 받고있다.

5일 새벽 1시께 중구 운남동 e편한세상 아파트 앞 영종대로.

비상등을 켠 차량 3대가 나타나더니 일제히 황색 점멸등이 켜진 바로 옆 ‘흰바위로’에 진입한다. 5차선 흰바위로에 들어서자 3대의 차량이 일제히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차량들은 레이싱을 하듯 10초도 채 안돼 시속 100㎞를 훌쩍 넘기며 무섭게 질주한다. 튜닝을 한 2대의 차량에서는 귀를 찌르는 듯한 굉음이 터저 나온다. 흰바위로 곳곳에는 시속 40㎞ 구간 표지판이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 대부분은 제한속도를 훌쩍 넘긴채 질주한다.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대형 아파트 단지가 인근에 3개나 있는데 대로에 속도위반 단속카메라가 없고, 옆 도로에는 황색 점멸등까지 켜 놔 밤마다 폭주족이 온다”며 “차 속도가 너무 빠르고 소리도 엄청나서 저러다 언젠가는 큰 사고가 날 것 같아 무섭고 불안하다”고 했다.

경비원 B씨는 “대로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동의 주민까지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는다”며 “격일로 근무하는데도 시끄러워서 괴로울 때가 많은데 주민들은 오죽하겠냐”고 혀를 찼다.

폭주족이 활개를 치는 건 흰바위로가 밤이면 신호체계를 황색점멸등으로 바꾸고, 과속 단속 카메라도 없기 때문이다. 황색 점멸신호에서 차량은 안전표지에 주의하면서 ‘서행’해야 하지만, 오히려 황색점멸등이 지름길로 이용되는 셈이다.

앞서 같은 문제를 겪은 송도국제도시는 도로의 신호체계를 바꾸고, 과속카메라 설치 등 집중 단속을 강화해 현재는 폭주족이 사라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4차선 이상 대로에서 황색 점멸신호를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4차선 이상인 큰 길에서는 차들의 과속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황색 점멸 신호 체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찰이 과속 차량을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로 속도에 맞는 속도위반 단속기 등을 설치하지 않는 한 폭주차량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순찰차가 폭주족 단속을 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강화하고, 속도위반 단속기 설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점멸신호 체계가 사고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에 흰바위로의 점멸신호 체계 변경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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