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정한 평화는 작은 이해와 신뢰에서 출발

<평화통일특별도 위한 주민참여 방안에 대한 제언>

지난해 11월 의정부시는 ‘2019 의정부 평화통일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분단과 통일의 역사가 있는 나라의 석학들을 초청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평화통일특별도’ 설치전략과 당위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러한 논의는 남북한 상호 체제 인정을 전제로 하는 남북교류와 평화통일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 간 한반도의 남북관계는 참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난제이며, 평화통일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전후 70여 년 간 남북은 내부적으로는 상호 체제우월 경쟁을 하며 상호 비방하기 바빴고 외부적으로는 주변강대국의 개입으로 주체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를 논의하지 못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교류를 지향하는 국가의 시민으로서 주체성을 갖고 합리적인 사고를 토대로 남과 북의 관계를 통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호 이해와 신뢰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고 지역사회 내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탈북주민 3만여 명과 남한주민과의 교류와 소통은 어떠한지에 대해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기북부지역은 탈북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평화통일에 앞장서고자 하는 접경지역 시민으로서 탈북주민과 남한주민이 서로의 문화와 경험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주민 간에 얼마나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탈북주민에 대한 이해와 교류가 다양한 측면에서 심도 있게 진행된다면 향후 남북교류 과정에서 당면할 수많은 과제를 함께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탈북주민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북으로 대북전단지를 살포하는 문제로 인한 접경지역 주민과의 갈등에 대한 논의와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2000년 6ㆍ15 공동 선언 이후 남북은 상호 체제 인정을 전제로 남북교류를 통해 자주적인 통일을 지향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한사회에서 북한체제에 대한 발언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남한주민이 북한에 대해 한 발언이 ‘종북’, ‘좌빨’, ‘간첩’ 등 낙인과 꼬리표가 붙는 것이 현실이라면, 탈북주민이 남한사회에 거주하면서 북한에서 살았던 개인적 삶의 서사를 공유할 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가.

더구나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논의와 더불어 의정부시가 남북교류와 협력의 풍토조성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탈북주민을 포함한 지역주민 모두가 공유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역사회 내에서 남한주민과 탈북주민 간의 소통과 교류, 상호 간의 이해 정도가 어느 정도 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로 확장될 수 있는 세부방안들을 모색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시민 프로그램들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진정한 남북교류와 협력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서로의 다름을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남한주민과 탈북주민이 서로 자유롭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앞으로 민주평통 의정부시협의회 남북교류분과에서는 탈북주민과 남한주민 간 교류프로그램을 점검하고 탈북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길 민주평통 의정부시협의회 남북교류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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