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옥 칼럼] 유엔, 北인권결의안에 ‘한국인 납북문제’ 첫 명시
[유영옥 칼럼] 유엔, 北인권결의안에 ‘한국인 납북문제’ 첫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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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에서 최근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16년 연속으로 북한인권 침해를 규탄하며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한국인 납북자 문제를 명시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동제안국에서 빠져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럽 연합(EU)이 주도한 이 결의안에는 “북한이 한국과 일본인 납치자를 포함한 모든 납치자 문제를 가장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 한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대해 ‘시의적절한’ 대북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유엔에서 결의된 채택 안에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만이 거론됐으나 이번 이사회에서 한국문제가 포함된 것은 처음이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기 전까지 우리 정부는 공개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관계 당국은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대북지원 가능성과 북한의 협조를 추구하는 내용이 거론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한국인 납북자 문제가 포함되었다는 점은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인 납북자는 국군포로를 비롯한 선원 등 다수 납북자가 있어 이의 해결이 절실한 시점에서 유엔 결의안이 새롭게 채택되었는데도 정부가 이를 밝히지 않는 것은 북한의 눈치 보기라는 평가다.

북한의 인권 탄압 실상은 북한 정권 창립 이래 전개된 ‘주민 감시’, ‘강제 노동’ 등 일련의 비민주적ㆍ비인간적인 폭압 정책에 잘 나타난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종교의 자유는 물론 빈곤과 공포로부터 해방되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은 70여 년에 걸친 김씨 왕조 형성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반혁명주의자’라는 죄목으로 처참하게 숙청당했으며, 사회계급을 51계층으로 분류, 차별 정책을 감행하고 있어 주택, 식량, 취업, 보건 등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현저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 북한의 형법은 당과 수령을 위해서 마련된 혁명의 무기로서 존재하며 정치사상범으로서 일단 지목되면 합법적인 절차도 없이 처벌되기가 일쑤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폴란드 등지에 고용되어 북한의 외화 벌이에 동원되고 있는 5만여 명의 노동자들은 지역에 따라서는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하고 있으며 1달에 겨우 1~2일 만의 휴식만을 취할 수 있으며 외출은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현지 고용국가로부터 받는 임금의 거의 전액을 충성자금이나 애국자금 등의 명목으로 빼앗겨 2~3년 동안 힘든 일을 하고 귀국할 때는 생필품 몇 가지만 사갈 정도라고 한다.

이와 같은 북한 정부의 행위는 ‘강제노동’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북한의 함남 요덕 등 6곳의 정치범수용소에는 무려 15만여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수용되어 있으며 하루 15시간 이상씩의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범으로 분류되면 이들에게는 연좌제가 적용되어 3대까지 처벌받는다.

우리 국회에서는 북한 인권 법안이 발의되어 상정과 폐기를 반복한 지 벌써 수년이 지났다.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남북한 간의 화해를 가로막는 반통일적 행위로 취급받았다. 전 세계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고자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침묵하고 있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 이제라도 우리 정부와 국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유영옥 국민대학교 교수국가보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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