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외면받는 인천시교육청 ‘수석교사제'

수석교사 예산없고, 정원만 차지해 동료교사 수업 부담까지 가중

인천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초·중학교 수석교자제도가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예산 부족 등으로 추가 선발이 수년째 없는 데다 학교 정원에 들어가지만 수업일수가 적어 동료 교사의 수업부담만 늘리고 있어서다.

8일 교육부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인천지역 수석교사 정원은 72명 이지만, 현재 48명(초등 12명,중학교 36명)에 불과하다. 부산시교육청 102명의 절반에도 못미친다.인천은 2014년 이후 6년째 수석교사 선발이 끊긴 상태이다.

인천 수석교사제 운영 8년이 지났지만, 유명무실하다. 시교육청의 수석교사 선발은 사실상 멈춘 상황이고, 일선 학교 교사의 반응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수석교사와 관련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이 사라진데다, 교육부의 예산 지원도 끊겼다. 시교육청의 올해 수석교사 관련 예산은 네트워크 구축 컨설팅 비용과 연구활동 지원비 등 2억4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수석교사 1인당 40만원씩 1년 단위로 지급하는 연구활동 지원비 480만원도 버거운 수준이다.

교육현장에서도 수석교사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석교사는 학교 정원으로 분류하지만 학교여건에 따라 담임 면제, 평균 주 10시간 정도로 수업일수 경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석교사의 수업을 다른 동료 교사들이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이 수석교사를 별도 정원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 건의하고, 수요조사를 통해 제도를 활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일선 학교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13년차 교사 A씨는 “그냥 업무를 분할하는 전담교사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부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거나 굳이 해야하나 하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 등은 2012년 당시 선발인원이 많아 인천보다 수석교사가 많은 것”이라며 “교사들의 수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석교사를 별도 정원으로 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수요조사를 통해 현장의 의견을 듣고 수석교사의 당위성을 알릴 계획”이라며 “역할 재정립을 통해 앞으로 수석교사를 추가로 선발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진 전국 교육청에 예산 지원이 있었지만 올해는 예산 반영이 안됐다”며 “수석교사 별도 정원 문제는 교원수급하고 맞물리기도 하고, 다른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2012년 수업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직을 하지 않고, 정년까지 연구활동·신규교사 지도 등을 맡도록 하는 수석교사제를 도입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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