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측 “비서 그만둔 뒤에도 성폭력 이어져…2차 가해행위 추가 고소”
박원순 고소인 측 “비서 그만둔 뒤에도 성폭력 이어져…2차 가해행위 추가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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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지난 4년간 위계에 의한 성추행과 성희롱이 계속됐다”고 폭로했다.

13일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등이 함께했다.

A씨 측 주장에 따르면 박 시장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간,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다. 범행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 피해자 측은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ㆍ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을 적시해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 다음날 오전 2시30분까지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조사를 마쳤다.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포함됐다. (박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 사진 등은 피해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기자에게 보여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13일) 오전 피해자를 향해 온ㆍ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며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 문건 안에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문건 유포자에 대한 적극 수사와 처벌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씨의 심경이 담긴 서신이 공개됐다.

A씨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독한 서신을 통해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며 “죽음, 두 글자는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망설였지만,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며 “저와 제 가족이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서신을 맺었다.

한편, 경찰은 A씨 측 요청에 따라 관할 경찰서를 통해 전담보호경찰관을 지정하고 고소인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장희준기자


아래는 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작성한 글 전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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