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현직 과장이 겸직 허가도 받지 않고 직무와 관련 있는 사회복지법인에서 1년 넘게 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경기일보 17일자 4면)인 가운데 채용비리 연루 의혹까지 제기됐다.
19일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에 따르면 성심동원 산하 특수학교인 성심학교는 지난 2017년 2월 기간제 특수(초ㆍ중등) 교사 5명을 채용했다.
당시 평택 소재 특수학교인 에바다학교 교장이었던 권오일 도교육청 특수교육과장은 김영후 화성 안용중학교 교장과 함께 기간제교원 신규채용을 위한 외부위원으로 위촉돼 2017년 1월24일 면접을 담당했다.
경기일보가 입수한 관계자 녹음 파일과 관련자들의 말을 종합해 살펴보면 이날 권 과장은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이사 A씨의 최측근인 지원자 B씨가 면접 질문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심지어 수업시연 시간 20분도 못 채우고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고민 끝에 뽑았다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지원자 B씨는 최종 합격했고, 김영후ㆍ권오일 교장은 2017년 6월, 2019년 5월 각각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권오일 과장이 2017년 당시 평택 에바다학교 교장일 때 성심학교 기간제교사 채용과정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증거와 증인들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권 과장은 지난해부터 성심동원 이사로 활동하면서부터 성심동원 정상화를 이유로 합법과 적법을 가장해 사회복지법인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 C씨는 “1993년 에바다학교 체육교사로 부임한 권오일 과장은 과거 비리와 인권침해의 대명사였던 에바다학교를 비리재단과 맞서 7년간 투쟁 끝에 정상화시킨 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교장으로 지낸 인물”이라며 “2014년 6ㆍ4지방선거에선 도교육감 진보진영 경선후보로도 나섰다가 2017년 도교육청 특수교육과장이 된 그야말로 특수교육계에선 실세 중 실세로, 기간제 채용 건 관련해서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권오일 과장은 “다른 지원자에 비해 잘 못해 B씨에게 점수를 낮게 준 것으로 기억한다”며 “B씨가 이사 A씨의 사위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면접 볼 때는 몰랐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같은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시 채용 관련자가 1인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권오일 과장의 겸직 허가 위반 관련해서는 “즉시 직위해제하고 복무 중 직위를 이용한 위법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감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지난 17일 경기도교육청에 접수됐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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