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디 좁은 창영초 등굣길, 차도로 통학하는 아이들…안전 ‘적신호’

인천 창영초등학교 앞 좁은 통학로가 아이들을 위험천만한 차로로 내몰고 있다.

아이들이 통학로 대신 차로를 이용하는 아찔한 상황이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29일 오전 11시30분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앞. 한 아이가 안전펜스까지 쳐진 통학로를 두고 차도로 하교한다. 커브길인 도로를 달려오던 하얀색 차량 1대가 급하게 핸들을 틀어 아이를 스치듯 지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다른 아이들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갈 수 없고, 마중나온 아빠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좁은 통학로에서 벗어나 차도 위로 올라선다.

매일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이 펼쳐지는 건 아이 1명이 겨우 지날수 있는 좁은 통학로 때문이다.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펜스와 반대쪽 화단 사이 폭은 겨우 50㎝ 정도다. 게다가 이곳은 차도와 통학로를 구분하는 펜스를 설치해 임시로 마련한 것일 뿐 인도도 아니다.

1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A씨(36)는 “인도도 없고 자녀와 손을 잡고 나란히 지날 수도 없어 일렬로 지나가거나 차도로 지나간다”며 “아이를 도로로 내모는 길이 통학로가 맞나 싶다”고 했다.

2학년생 학부모 B씨(37)도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전교생이 우르르 통학할 때 아이들이 몰려 사고가 날까 걱정이 크다”고 했다.

학교 측은 좁은 통학로 옆 화단의 가지치기 등을 통해 통학로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임용렬 창영초 교장은 “보도블럭 설치는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으며, 가지치기를 통해 아이들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겠다”며 “학부모협의회를 한 후 관련 내용을 구청에 전달해 개선방안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동구는 학교 측 의견을 들은 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인도(보도블럭) 설치는 인근 주민의 의견 수렴 절차도 필요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학교 측 입장을 듣고 이를 토대로 통학길의 구조적인 개선 가능 여부를 분석할 예정”이라면서 “보도블럭 설치는 인근 주민 입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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