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발달은 우주공간 어느 한 곳도 그냥 두지 않고 오염시킨다. 높은 하늘도 인공위성태양광패널 때문에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한다. 지난 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해가 지는 밤이면 하늘에 달이 천지의 어둠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때론 반쪽으로, 눈썹모양으로 변신도 했다. 기분 좋은 날엔 두둥실 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기도 했다. 별들도 깜박이며 춤을 췄다. 드높고 넓은 하늘이 무대가 돼 축제장이 됐다. 심술꾸러기 구름이 춤추는 별들을 숨기며 북두칠성을, 장군별을 찾아보라며 놀리기도 했다. 그렇게 밤이면 별과 달이 춤을 춘다. 하루 종일 이런 저런 일로 허덕이며 지친 인간들을 즐겁게 해 준다. 야행성동물에게는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도 그래서 깜박이는 별을 보고 껑쭝껑쭝 뛰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하늘 높이 총총한 별들은 그 수가 많아 이름도 가지각색이기도 하지만 이름이 없는 별들도 있다. 사람들은 밝기 또는 특성에 따라 별이름을 붙였다. 겨울 밤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는 별 시리우스, 매년 7월이면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견우별과 직녀별, 북극 하늘에 있다는 북두칠성, 그리고 장군별, 아르크투루스, 스피카, 알파별, 베타별, 감마별 등 수많은 별들이 있다. 별과 달을 포함한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온정을 베풀며 만물을 품는다. 또 악을 선으로 부족함을 넉넉하게 해 주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20세기 후반 이후 우주인터넷사업이 성행해 2030년쯤이면 인공위성으로 하늘을 뒤덮어 그 인공위성들이 내뿜는 빛 공해 때문에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의 별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문제는 자연도 화를 낸다는 것이다. 자연이 화를 내면 인간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도록 무섭다. 폭우로, 화산폭발로, 토네이도, 허리케인 등으로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폭우폭설만으로도 인간을 멸절시킬 수 있는 게 자연이다. 그런 자연을 인간이 어리석게도 끝도 없이 괴롭힌다. 인간의 이기심이 그렇다. 이제 상업용 인공위성태양광패널 그만 하늘에 띄웠으면 한다. 밤하늘에 별도 달도 보지 못하는 그런 세상 상상만 해도 두렵지 않은가? 별도 달도 못 보게 될 거라니 소름이 끼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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