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강산 ‘산山 내川 들野’ 나들이] 광주 화담숲
[아름다운 강산 ‘산山 내川 들野’ 나들이] 광주 화담숲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성의 꽃 무궁화… 삼천리 강산에 피고 또 피다
광주 화담숲의 이동수단 친환경 모노레일이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이다.
광주 화담숲의 이동수단 친환경 모노레일이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이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존하세’. 애국가의 후렴이다. 무궁화는 태양의 꽃이다. 태양과 함께 꽃을 피우고 지며 다시 태양과 함께 새로운 꽃을 피운다. 무궁화 꽃잎 중앙에는 붉은 단심이 있고 꽃잎을 따라서 단심선이 뻗어 나가는데 그 모양이 태양을 연상케 한다. 무궁화는 한 여름에 수천 송이의 꽃을 피워 다함 없는 에너지를 간직한 꽃이다. 무궁화는 ‘태양같이 밝은 꽃’이라는 의미에서 ‘환화(桓花)’로도 불리는 등 상징적인 면에서도 태양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태극기와 애국가 그리고 무궁화는 우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기(國旗)요 국가(國歌)이며 국화(國花)다. 지금으로부터 만 75년 전인 1945년, 열 살 나이의 필자는 나라를 잃은 이 땅에서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교실에는 일본 국기가 걸려 있었고 일본 국가를 불렀다. 남의 나라 글 일본어로 된 책으로 공부했고, 봄날에 반짝 피었다가 허무하게 우수수 지고 마는 ‘사꾸라’를 ‘나라 꽃 국화(國花)’라고 배웠다. 그 해 여름방학이 끝나고 등교를 하니 일본인 교사들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나라 선생님이 한글을 가르쳐 주셨다. 그 때 처음으로 태극기를 보았고 드디어 우리말로 애국가를 부르며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인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에 그렇게도 충격적인 변화를 접하게 된 탓이었을까, 그 후 75년의 인생을 태극기와 애국가 그리고 무궁화와 한글의 소중함에 유난스레 집착하며 살고 있다.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매 경기마다 시합에 앞서 젊은 선수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와 애국가를 가슴에 품는다. 그 씩씩한 모습이 볼수록 감동스럽고 행복해 진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한서 남궁억(翰西 南宮檍. 1863~1939) 선생은 구한말의 사상가, 독립운동가, 언론인, 교육자로서 나라사랑과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이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낙향, 무궁화 밭을 일구어 가꾸고, 그 묘목을 전국에 배포하며 무궁화 보급운동을 펼쳤다. 1918년에는 홍천군 보리울(모곡)에 학교를 세우고 무궁화로 광복에 대한 의지를 승화시키며 민족혼 고취에 힘쓰셨는데, 일본경찰에 의해 무궁화는 모두 뽑혀 소각되고 갖은 고문을 당하며 옥고를 치루었다. 1933년의 이 일이 ‘무궁화사건’ 인바, 이 사건을 계기로 무궁화는 국민들로부터 나라의 꽃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되기도 했다. 인류역사상 백성의 이름으로 특정식물이 가혹한 수난을 겪은 일은 무궁화가 유일하다고 한다.

독립문 건축기념 행사 때 처음으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이라는 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무궁화’는 애국가의 후렴부에 한국을 대표하는 꽃으로 등장한다.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세계 모든 나라의 나라꽃들은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이 곧 나라꽃으로 정해진데 반해, 무궁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민들에 의해 정해진 나라꽃이다. 조선황실의 꽃이 이화(李花 · 梨花 : 배꽃)였지만 무궁화가 백성의 꽃, 국민의 꽃인 ‘나라꽃’으로 정해졌다는 사실은 온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아 마땅할 자랑거리임에 틀림이 없겠다.

무궁화 꽃은 보통 6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11월 초까지 ‘무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끝없이 피고 또 핀다. 10년이나 15년 된 나무 한 그루에서 3~5천 송이까지 꽃을 피우는 대단한 생명력을 지녔다. 무궁화 꽃은 겉으로는 다섯 장의 꽃잎이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다섯 꽃잎은 하나로 붙어 있는 통꽃의 구조이다. 이렇듯 무궁화는 국민 모두에게 ‘화합과 통합’을 시사해 주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나라꽃’이다.

■ ‘화담숲’, 17개의 테마원과 국내외 식물 4천여종을 수집·전시
화담(和談)숲은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식물의 생태적 연구와 보전 그리고 생태체험을 통한 교육의 장(場)을 제공하고자 조성한 수목원이다. 광주 도척면 도웅리 발이봉(512m) 기슭 16만5천265㎡(약 5만평)에 자리를 잡았다. 화담숲은 공개된 수목원으로, 누구나 방문하여 지친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씻고 재충전 할 수 있는 국민건강의 숲이다.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이고 지난 2006년 4월에 조성승인을 받아 2013년에 정식개원을 했다. 17개의 테마원을 위시하여 국내 자생식물과 도입식물 4천여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화담숲은 수목원의 본래 역할인 수목유전자원의 수집, 증식, 연구, 전시, 교육 뿐만 아니라 동 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중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어름치 등 다양한 동물을 생태관과 원내에서 보전하면서 생태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여러 테마원 중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테마원은 단연 ‘반딧불이원’을 꼽을 수 있겠다. 매년 6월이면 화담숲의 밤 하늘은 반딧불이의 은은한 불빛으로 수놓아져 이 광경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인파로 북적인다고 한다. 개원 후 지난 9년간 원내 ‘반딧불이원’에 서식처 복원과 인공사육을 수행한 결과 매년 애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가 잡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어서 붙여진 ‘개똥벌레’라는 별명의 반딧불이는 농약사용과 밝은 불빛의 도시화로 인해 그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잃었다. 그 결과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책으로만 볼 수 있는 신비의 곤충, 어른들에게는 오랜 추억 속의 곤충으로 남아 있다. 화담숲은 단순 반딧불이 방사를 넘어 근본적인 서식처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라져가는 생명에게는 새 터전을 제공하였으며 사람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좋은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광주 화담숲 내 원앙연못과 주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광주 화담숲 내 원앙연못과 주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 ‘화담숲’ 고객에 대한 각별한 배려, 휠체어를 탄 채 모노레일에 올라 아름다운 숲을 둘러 본다
화담숲은 ‘생태수목원’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자연의 지형과 식생을 최대한 보존하며 만들어졌다. 계곡과 산기슭을 따라 숲이 이어지고, 산책로는 계단 대신 경사도가 낮은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다. 화담숲의 이동수단인 친환경 모노레일은 노약자도 불편함 없이 숲을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 휠체어를 탄 채 모노레일에 올라 아름다운 숲을 둘러 볼 수도 있다. 어느 공간, 어느 위치에서도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이 정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화담숲의 매력이자 자랑이라고 한다. 도보로도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는 테마원들을 모노레일로는 더 쉽게 관람할 수가 있다.

산기슭 단풍 아래에다 9천450㎡ 규모로 조성해 놓은 ‘이끼원’에서는 솔이끼, 들솔이끼, 비꼬리이끼 등 30여 종의 이끼들을 볼 수 있다. 이끼들은 습도, 경사, 햇빛 등 까다로운 생장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10년 넘게 생육조건을 맞추는 연구를 거듭해서 만들어진 노력의 결과물이 ‘이끼원’이라고 한다. 국내 최대, 유일의 인공이끼원이기도 하다.

이 밖에 줄기의 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게 벗겨지는 자작나무가 이룬 ‘자작나무숲’도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1천300여 그루의 명품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소나무정원’도 있다. 다른 한 곳에는 자연 암석군 틈새에 식생이 더해진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암석-하경정원’도 있다. 계곡을 따라 수많은 수국으로 장관을 이루는 ‘수국원’이 있고 분재원에는 30년생에서 120년생까지의 540여 점의 다양한 분재들도 전시되어 있다.

화담숲이 자리잡고 있는 발이봉 기슭은 조류가 자생하고 있는 생태의 보고이다. 멸종위기 생물 2급인 참매와 큰유리새, 흰배지빠귀 등 21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개체수 보호 차원에서 활발히 증식될 수 있도록 화담숲은 서울대 습지보전연합(교수 이우신)과 함께 인공 새집 달아주기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소형 산새류와 중형 산새류용을 구분하여 총 70여개의 인공 새집을 화담숲과 그 인근에 설치하여 종 보호와 함께 조류 생태연구의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나라꽃 무궁화 보급사업이 그 시발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날에는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던 나라꽃 무궁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국민들의 무궁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 들고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산림청에 따르면 1983년부터 2015년까지 33년동안 총 3천366만본의 무궁화를 전국에 심었지만, 현재 298만본, 약 8%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점차 잊혀져 가는 나라꽃 무궁화의 위상을 높이고자, 화담숲은 2018년 4월 산림청과 협약을 맺고 화담숲 인근 양묘장에 무궁화 8천본을 식재했다.

‘원화’, ‘선덕’ 등 우수한 품종접목 6천본과 산림청으로부터 분양 받은 2천본의 묘목을 화담숲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5년간 생육, 서울의 오산고등학교를 위시하여 전국 1천여개의 희망학교에 순차적으로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오산고등학교는 일제 때 평북 정주에서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학교로, 교내에 무궁화동산을 만들어 가꾸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던 학교다.

화담숲에서는 무궁화가 국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국립산림과학원의 실내용 무궁화 품종연구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모든 국기게양대 옆에다 식재하여 평상시에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무궁화에 대한 교육자료를 배포하여 모든 국민들과 청소년들의 무궁화에 대한 인식 개선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겠다고 한다.

화담숲에서는 정성을 들인 만큼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무궁화를 더 많은 국민들이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잔디마당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하트조형물이 초화를 두르고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잔디마당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하트조형물이 초화를 두르고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글=우촌 박재곤 사진=화담숲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