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청소년 심리에도 영향…친구ㆍ일탈보다 외모ㆍ가족 걱정

경기도청 전경(도지사 이재명)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청소년들의 상담 내용도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출이 자제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대인관계ㆍ일탈 등보다 가족 문제에 더 고민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가 올해 1∼8월 도내 ‘청소년전화 1388’ 상담내용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ㆍ일탈ㆍ비행 관련 상담은 감소했지만 생활습관ㆍ외모ㆍ성ㆍ가족 관련 고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내용을 보면 올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청소년 상담 분야는 생활습관ㆍ외모 문제 355건으로 지난해 264건보다 34.5%가 증가했다. 이어 성 문제는 1천231건으로 28.5%, 가족 문제는 3천910건으로 24.8%, 성격 문제는 1천688건으로 20.7%, 정신건강 문제는 7천41건으로 18.3% 각 늘었다.

반면 대인관계는 4천722건으로 전년 6천822건보다 30.8% 감소했다. 일탈ㆍ비행 관련도 2천98건으로 21.4%, 학업ㆍ진로 문제는 2천650건으로 18% 각 줄었다.

도는 이런 조사결과를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생활환경(외출 자제, 집안 생활 지속, 개학 연기 및 온라인 개학)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생활습관ㆍ외모 문제의 경우 무기력한 생활, 그로 인한 자존감 저하, 잘못된 습관 관련 상담이 많았다. 가족 관련 상담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 컴퓨터ㆍ인터넷 사용 문제 등에 따른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많았다. 성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관련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신건강 문제는 전체 상담 건수 가운데 정보제공 분야(1만5천67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중에서도 우울ㆍ위축, 강박ㆍ불안, 자살, 발달문제 관련 상담이 증가했다. 또래와의 만남 감소, 학업계획 차질에 따른 우울, 불안과 트라우마 사건, 자살, 자해 문제 관련 상담도 많았다.

연제찬 경기도 평생교육국장은 “심리적 불안이나 우울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전화 1388을 적극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전화 1388은 청소년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24시간 전화 상담 외에도 필요한 자원이나 기관을 안내하거나 연계해주고 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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