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장기초, 일제 잔재 구령대 생태체험학습장으로 변신

김포 장기초등학교(학교장 김정덕)는 경술국치 110주년을 맞이해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의 일환으로 구령대를 식물관찰원으로 바꾸어 학생들이 생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코로나19 시대에 교외로 체험학습하기 어려운 요즘, 학생들이 벼가 자라고 있는 곳에서 우렁이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학교 내에 생겼다.

많은 학교에 남아있는 구령대는 교장선생님이 말씀을 하고 학생들이 아래에 줄 서서 듣는 모습은 일제 군국주의의 잔재라고 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거의 사용을 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장기초는 구령대를 정비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학생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학교내 식물체험관찰 학습장으로 조성했다.

1학년 김현우 학생은 “바나나를 먹어 보았지만 바나나 나무는 처음 봐서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고, 2학년 조예서 학생도 “책에서 나온 고무나무가 우리나라에도 잘 자라고 있어서 놀랐다”며 신기해 했다.

3학년 담임 임수영 교사는 “ 코로나로 인해 마음 편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 연못이나 식물관찰원을 자주 산책한다”며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들이 모두 있어서 수업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체험학습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령대를 식물 관찰장으로 꾸미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김은주 행정실장은 “학교 시설을 돌아보니 생각보다 학교 곳곳에 일제시대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어 놀랐다. 조성하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아이들이 학습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뀐 모습을 볼 때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정덕 교장은 “구령대와 주변에 생태체험학습장을 조성해 운영하는 것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등이 함께 참여해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며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체험학습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