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14일부터 학교폭력 온라인 실태조사…모바일은 ‘참여 불가’

▲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20년도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모바일(스마트폰ㆍ태블릿PC) 참여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위해선 가정이나 학교, PC방 등을 찾아야 하는데 일부 학부모는 피해자들이 솔직한 응답을 못 하는 방식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1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책 마련을 위해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실태조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담임교사 등으로부터 받은 개별코드를 입력한 후 참여할 수 있다. 이 홈페이지는 시각장애 학생을 위해 음성 지원과 단축키를 활용해 화면에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했다. 또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해선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ㆍ베트남어ㆍ태국어ㆍ필리핀어ㆍ러시아어 등 총 7개 언어로도 지원된다.

하지만 현재 기술상 문제로 모바일을 통한 이용은 불가하다.

지난해에도 익명성 보장 차원에서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온라인으로 시행된 건 마찬가지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시스템 개선이 안 되면 피해자들이 진솔하게 답을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포털사이트의 경기권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집에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한다 쳐도, 가해학생들과 등교일이 겹쳐버리면 그들 옆에서 솔직하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겠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아이들이 매일 등교하지 않아 상태를 꼼꼼히 살필 수 없는데 적어도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로 조사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마음도 엇비슷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개별코드를 잃어버리거나 PC 사용법이 익숙지 않으면 학교에서 조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등교일에 맞춰 학교를 찾았다가 신상이 드러나는 두려움 등으로 피해 사실을 제대로 고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교육부가 구축한 나이스(NEISㆍ교육행정정보시스템)로 이뤄지나 현재 기술로는 모바일로 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2023년께 서비스가 개편돼 차세대 나이스가 나오면 그때쯤 도입이 검토되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며 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예방ㆍ피해 회복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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