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스피드에 돌파력 뛰어나…작년 경기도 중학리그 18경기서 32골 폭발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좋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창단과 해체를 반복한 수원 계명고가 지난 10일 제53회 대통령배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서 재창단 5년 만에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넘어서 결승까지 올라 값진 준우승을 일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린 결승전에서 계명고는 고교 최강인 프로축구 전북 현대 U-18 유스팀인 전주 영생고에 0대3으로 완패했지만, 후반 교체 투입된 데니스 오세이(17ㆍ가나)는 1학년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장기인 빠른 발을 앞세워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벼 축구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4일 만난 데니스는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준우승해서 정말 행복하다”며 “우리는 이를 계기로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7살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데니스는 동두천 보산초교 5학년 때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던 중 지역내 두드림FC 감독의 권유로 축구계에 입문했다. 당시에는 수비와 공격을 병행했지만, 신흥중에 입학하면서 공격을 도맡았다. 육상도 병행했지만, 축구에 재능도 있고 더 흥미를 느껴 결국 축구를 선택했다.
그 결과, 데니스는 3학년 때인 지난해 경기도 권역 주말리그 18경기에 출전, 탁월한 골감각으로 32골을 넣어 득점 1위에 올라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00m를 11초36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이 일품인 데니스는 “축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난해 개인 성적이 좋았다. 확실히 수비보단 공격이라는 옷이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 득점왕제도가 2년 전에 사라지는 바람에 수상하지 못해 아쉽지만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데니스는 “어릴적부터 뛰어놀고 자란 한국이 내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축구선수로서 가슴에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을 누비고 싶지만 외국인이고, 피부색도 달라 축구를 아무리 잘해도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며 “진로가 걸린 만큼 신중히 귀화를 고민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교축구는 중학교와는 확실히 다르고 힘들다. 피지컬과 스피드를 활용한 기술, 돌파력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정영훈 감독님 지도 아래 열심히 훈련해 내년에 꼭 주전으로 많은 대회에 참가해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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