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최고의 가치를 매겨라

어떤 의사가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갔다가 한 청년을 알게 됐다. 청년이 사는 마을에는 암소 한두 마리를 주고 신부를 데려오는 풍습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청년은 암소 아홉 마리를 끌고 길을 나섰다. 온 마을이 술렁거렸다. 대단한 신부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그가 도착한 곳은 마을 끝자락 외진 오두막집 앞이었다. 그 집 아가씨도 깜짝 놀랐다. 볼품없는 자신을 보면 아홉 마리로 청혼 받을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사는 곧 미국으로 돌아갔고, 몇 해가 흘렀다. 아프리카에 왔다가 다시 마을을 방문한 의사는 훌륭한 사업가로 자리 잡은 남자를 만났다. 그는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그렇지 않아도 의사는 청혼 뒤가 궁금했는데 마침 남자가 “여보!” 하고 불렀다. 그때 아리따운 여인이 들어왔다. 너무나 품위 있고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이 남자와 어울리지. 그때 그 여자 말고 다른 신부를 맞이했구나.’ 그때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그때 볼품없던 여인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의사는 내심 놀랐다.

“평생을 함께할 그녀에게 저는 최고의 가치를 매겨주고 싶었어요. 암소 아홉 마리는 내 사랑의 최고의 표시였죠. 아내는 그런 내 마음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아내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이 이만큼이나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렇다면 내가 최고의 신부인데,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한 거죠.”

나는 시골사람이고, 아내는 서울사람이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습관도, 식성도 같은 게 하나도 없었다. 특히 아내는 말을 할 때 톡톡 쏘아붙인다. 처음엔 아내의 이런 말투가 내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내 아내는 톡톡 쏘는 것이 매력이구나’를 알게 되면서 날카로운 말투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 마음에서 아내가 ‘매력 있는 여자’로 변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세계 최고의 아내’라는 가치를 매겼다. 나에게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아내’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행동했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지금 내 아내는 세계 최고의 아내가 되어 있다.

자녀가 조금 부족해도 ‘너는 세계 최고의 아들이야’라고 말해주고, 남편에게도 ‘당신은 세계 최고의 남편’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매겨 보라. 분명히 삶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상준  코이인성교육원 대표/국제인성평생교육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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