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슬기로운 연휴생활
[데스크칼럼] 슬기로운 연휴생활
  • 김규태 경제부장 kkt@kyeonggi.com
  • 송고시간 2020. 09. 24 20 : 24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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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연휴가 눈앞에 다가왔다. 올해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기 이전에 보낸 구정 연휴 이후 사실상 처음 맞게 되는 명절이기 때문인지 왠지 모를 뒤숭숭함만 남는다. 작년 이맘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또 한번 확대될 수 있는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우려에 이례적으로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수도권을 벗어난 많은 고향 마을에는 ‘불효자만 옵니다’, ‘얘들아,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마라’ 등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어찌 자식을 보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으며, 부모님을 보고 싶지 않은 자식이 있겠는가. 그래도 전 세계적 재앙인 코로나를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는 그 마음에, 이 슬픈 현실은 잠시 잊고 지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오는 28일과 29일 이틀간 휴가를 내는 직장인이라면 최대 9일간의 연휴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런데 고향 가는 길을 포기한 많은 이들이 휴양지로, 관광지로, 골프장으로 붐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족간 감염을 최대한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권장한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이 자칫 무분별한 여행에 발목 잡혀 의미가 퇴색되는 것도 모자라 강력한 폭발력을 발현해 코로나19의 재차 유행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의 경우 이번 연휴 기간 최대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입도할 것이라는 분석과 강원도 역시 해안선을 따라 위치한 호텔 등 숙박업소의 예약율이 100%에 가깝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골프장들의 부킹은 ‘하늘에서 별따기 보다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가족간 감염 차단을 막으려다가 자칫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서의 2차, 3차 대유행이 벌어질까 두려운 요즘이다.

‘슬기로운~’ 시리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한 민족이기도 하다. IMF 사태때도, 리먼 사태때도, 메르스 사태때도 우리는 정말 세계적인 이목과 찬사 속에 슬기롭게 어려움을 이겨냈다. 코로나19 역시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한 방역 수칙과 높은 국민성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어떤 형식을 빌어 종식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슬기롭게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식은 이제 우리 국민 상당수는 알고 있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와 몸에 밴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외출 자제는 그 힘을 배가해 감염 예방에 결정적인 한 수가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번의 고통이 다음의 행복이 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나 하나 쯤이야 대신 우리 모두를 위해’가 우선이 되도록 ‘슬기롭고, 현명한 연휴 생활’을 기대해 본다.

김규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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