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구급차 실려 병원 찾는데 6시간…가까스로 목숨 건진 80대

생사의 갈림길에 선 80대 여성이 119구급차를 타고도 6시간가량 병원을 찾지 못해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께 이 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로 119구급차 한대가 급하게 도착했다.

경기북부를 담당하는 소방서 구급차가 아닌 서울 관악소방서 소속이었다.

구급차로 이송된 80대 여성 환자 A씨는 얼굴 여기저기가 찢어지는 다발성 열상을 입었고 피를 많이 흘린 탓에 의식이 없었으며, 혈압도 40㎜Hg까지 떨어졌다. 영상 검사에서 팔뼈와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진 점이 확인됐고 경미한 뇌출혈까지 보였다.

중증외상 정도를 판단하는 손상 중증도 점수도 22점으로 위중한 상태였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집에서 30대 조카 손자 B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119구급대가 A씨를 구급차에 태워 주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려 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은 병원 30곳가량 전화해 문의하고 이 중 2곳을 직접 찾아갔으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A씨를 태운 구급차는 병원을 찾느라 서울시내를 6시간가량 헤맸고 결국 구급대원은 의정부성모병원에 전화했다.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외상권역센터장은 “이대로 1시간을 더 소비했으면 A씨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며 당시의 위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 가족을 폭행한 혐의로 B씨를 구속한 뒤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B씨는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의정부=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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